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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 벗어나 「대화」로/북 임시·통상핵사찰 수락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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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 벗어나 「대화」로/북 임시·통상핵사찰 수락의미

입력
199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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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최악국면은 피하고 보자”/1년전 상황으로 원위치된 꼴【파리=한기봉특파원】 북한이 1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요구해온 북핵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임시및 통상사찰을 수락함에 따라 위기와 대결국면으로 치닫던 북한핵문제는 일단 숨을 돌리게 됐다.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IAEA 정기이사회는 사실상 국제사회가 설정한 마지막 시한으로 일반적으로 인식돼 왔다. 그때까지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조치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시점이었다.

 북한의 강경한 자세에 대응한 팀스피리트훈련 재개 및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배치등 핵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긴장상황은 이로써 일단 진정국면으로 급선회하게 됐다.

 이날 IAEA와 북한간 접촉에서 타결된 내용은 지난연말 북한과 미국이 뉴욕에서의 부단한 협상을 통해 합의한 사항이다. 1월7일부터 빈의 IAEA본부에서 시작된 북한과 IAEA의 실무적인 사찰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던 것은 사찰의 구체적 범위문제 때문이었다.

 IAEA는 「마지막 사찰 이후 핵물질의 전용(군사적 목적으로의 플루토늄 비밀생산)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찰」을 요구한데 대해 북한은 사찰의 연속성을 회복하기 위한 제한된 사찰만을 주장해왔다.

 북한은 특히 7개 신고핵시설중 핵물질의 전용여부 검증과 관련된 녕변의 5메가와트급, 실험용 원자로(녕변1호기)와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임시사찰은 거부했다.

 그러나 6차례에 걸친 공식·비공식 접촉끝에 북한이 IAEA의 입장을 전면 수용함으로써 지난해 2월의 6차사찰 이래 중단됐던 임시사찰은 1년만에 재개되게 됐다. 이는 바꿔말하면 북한핵문제가 꼭 1년전의 상태로 되돌아 간것이라고 할수 있다.

 지난해 2월초 IAEA의 특별사찰 요구로부터 비롯된 북한의 핵사찰문제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과 모든 사찰의 거부등 강경대응자세로 나오고 미국등 서방측이 북한을 되돌리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온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를 우려한 관련국들은 북한을 핵안전협정의 범주내로 일단 되돌려 놓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1년전의 시점에서 볼때 이는 전혀 진전이 없는 제자리걸음이었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북한핵문제의 본질인 특별사찰문제는 여전히 미해결의 장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임시사찰 수락외에 이들 시설에 설치돼 있는 감시장비의 교체와 보수등을 허락, 사찰의 연속성 파괴에 대한 IAEA의 심각한 우려를 씻어주었다.

 이같은 사찰로 최소한 92년 5월 IAEA의 최초사찰 시행이후 북한의 핵활동은 IAEA의 감시체계안에 다시 들어와 검증을 받게 됐다.

 한국과 미국등 관련국들이 특별사찰문제는 접어두고 임시사찰을 재개시킨것은 우선 최악의 대결상황을 피하고 일단 정상적인 감시체계를 유지하는 것만이 북한의 핵물질 추가전용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제조할만한 플루토늄을 숨겨놓았는가 여부는 임시사찰로써는 밝혀낼 수 없는 문제다.

 결국 이번 북한과 IAEA간 합의는 국제사회와 북한간의 대결국면 해소와 함께 북한핵문제의 원위치회복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청와대 대변인 성명(전문)

 정부는 북한이 IAEA의 핵사찰을 받기로 결정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대외로 약속한 바와 같이 알찬 남북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북한 핵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 이었으며 이러한 원칙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북한의 이번 IAEA 사찰 수용이 대화를 통한 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한 관계 개선에 기여함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 정착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IAEA의 발표내용(전문)

 최근 수개월간 빈에서 열린 협상끝에 북한(DPRK)정부는 자국의 7개 신고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요구를 수락했다고 북한대표가 15일 IAEA에 통보했다.

 사찰 목적은 북한 시설들의 핵물질이 지난번 사찰이후 전용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조사관들은 향후 지속적인 검증을 용이하게 하는 조치들, 예를들어 감시카메라의 재장전 및 봉인 교체를 할것이다. 북한정부는 IAEA가 그동안 협상에서 제기해온 설명과 해명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음을 북한대표를 통해 전달해왔다.

 IAEA는 이같은 새로운 진전을 환영한다. IAEA는 북한이 사찰조사단의 입북에 필요한 절차들을 마치는 대로 곧바로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서한을 통해 북한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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