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장치·반대의견 수렴 등 과제/“법정내 실질 민주화엔 미흡” 평도 사법제도발전위원회(위원장 현승종)가 16일 확정한 사법제도개혁안은 사법부가 실추된 권위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 「민주 사법」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승종위원장은 『새로운 사법부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사적 작업의 첫걸음임을 유의해 정의와 형평, 국민의 인권과 편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법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법위는 그동안 31명의 위원이 3개분과로 나누어 법원조직 및 사법행정 법관인사제도 재판제도 및 절차등에 관한 개혁방향을 법원내외에서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집중 논의해 왔다. 4차례의 여론조사와 각급 법원의 법관회의에서 제기된 의견들도 참조됐다.
이렇게 마련된 개혁안은 크게 ▲국민의 인권과 편익을 보장하는 방안 ▲재판의 공정성과 충실한 심리를 확보하는 방안 ▲사법부의 독립을 강화하는 방안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 국민의 인권보장을 위한 개혁방안은 판사가 직접 피의자를 신문해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제와, 불구속재판원칙을 보완하기 위한 기소전 보석제도의 도입을 들 수 있다.
국민의 편익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중 대표적인것은 행정소송의 심급구조를 현재의 2심제에서 실질적인 3심제로 개선하자는 안이다. 행정소송의 1심을 지방법원 관할로 두는 이 방안이 도입되면 국민들의 권리구제의 폭이 획기적으로 넓어질것으로 기대된다.
상설간이법원과 고등법원지부의 설치등도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이다.
둘째로, 재판의 공정성과 충실한 심리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법관임용자격을 「7년이상의 법조경력을 가진 자」로 강화하자는 안이 대표적이다.
이는 사법연수원을 갓 나온 사람들을 법관에 임용하는것이 재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 뜨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
세번째, 사법부의 독립강화방안으로는 사법부의 예산안 요구권 및 법률안 제출권등이 건의됐다. 이와 함께 현재의 대법원장및 대법관임명방식에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사법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 대법관임명전에 의견을 구하도록 개선할것을 건의했다.
사법위의 개혁안은 물론 대법원장의 자문기구란 사법위의 성격상 건의안에 불과, 입법화와 제도개선등 후속조치를 남겨 두고 있어 모두가 그대로 시행된다고 할 수는 없다. 상고심사제에 변협이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구속영장실질심사제는 검찰쪽에서 보완장치를 요구하는등 장애요인이 많다. 또 소장법관들은 『법관직급이 폐지되지 않았고 인사위원회도 의결기구가 아닌 자문기구에 그치는등 대체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위 개혁안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전체적으로 「법정밖의 개혁」에 치중, 재판절차의 실질적 민주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법정안의 개혁」방안은 미흡한데 있는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일부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법사상 처음으로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 마련된 개혁안인 만큼 빠른 시일내에 시행되도록 하는것이 진정한 「민주 사법」의 실현을 앞당기는 길이라는것이 법원안팎의 일반적 기대이자 요구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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