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보다 인기위주 기용 역효과/2∼3개프로 겹치기출연 식상도 TV의 토크쇼와 오락프로그램의 진행자 기용이 자질보다는 인기위주로 선정, 품위를 잃는 경우가 많다.
진행의 기본자질을 갖추지 못한 가수 개그맨 탤런트등 인기연예인에 운동선수까지 무더기로 나와 저속한 말과 행동으로 TV를 오염시키고 있다. 여기에 보조진행자가 분위기를 해치거나 자리만 차지, 프로그램을 더욱 산만하게 만든다.
현재 50여개 가까운 오락프로중 가수 개그맨 탤런트가 진행을 맡고있는 프로는 40개정도.
이중 이미 MC로도 인정받은 「음악이 있는 곳에」의 최명길과 「우정의 무대」의 이상룡등 극히 일부만이 손석희 송지헌같은 아나운서출신 전문MC와 함께 산뜻한 진행솝씨를 보여줄 뿐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프로그램내용과는 상관없는 유치한 말장난을 일삼거나 출연자를 도외시하는 오만함까지 보이고 있다.
겹치기 출연사례가 많은것도 문제다. 비슷한 분위기나 말투가 여기저기서 반복돼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한다. 가장 심한 경우가 임백천 이경규 임성훈 조영남 최양락등이다. 임성훈은 1주일에 KBS 2TV에 9차례나 나오고 MBC 「지금은 특집방송중」, SBS 「대결20/40」의 진행자 임백천은 최근 조영남과 「투맨쇼 두 남자와 만납시다」까지 맡았다.
임백천이 맡은 3개프로는 성격이 조금씩 다르긴하나 양손을 흔들며 지나치게 억양을 주는 비슷한 말투로 프로의 특색을 잃고 있다.
특히 모델 가수 탤런트등 6명이 한꺼번에 나와 떠들썩한 「지금은 특집방송중」에서 임백천은 가수 조용필에게 『남자와 결혼하십니까』라는 상식이하의 질문을 하는가 하면 조영남은 KBS 2TV 13일「체험, 삶의 현장」에서 물엿을 뜨는 도구를 보고 『X바가지』라는 저속한 비유를 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어눌한 말솝씨와 방송에 맞지않는 몸짓을 곧잘하는 조영남은 또 「투맨쇼…」에서도 여전히 두손을 주머니에 넣고 진행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이승연은 지난 5일 출연자들이 세번한 게임결과를 5대3이라고 하는등 실수투성이의 진행을 보였다.
「심야에의 초대」의 보조진행자 노사봉은 앉아서 웃기만 하고 「밤과 음악사이」의 이상훈은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케 한다. 코미디의 경우 지나치게 진행자가 많고 진행자 자신들이 모두 출연자로 나서 다양성을 잃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사측은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MC를 양성하거나 아나운서 기용을 확대하기 보다는 진행능력과 상관없이 인기에만 편승하겠다는 발상이 더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유일하게 지난 89년부터 전문MC를 선발한 MBC도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쳐 고작 11명을 뽑았을 뿐이고 그나마 교육과 투자인색으로 허수경만이 제대로 활동하는 형편이다.【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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