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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께 접촉/미·북 마지막 카드는

입력
199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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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패트리어트 철회 등 명분제공/북 7개핵시설 「안전도보장」조치 북한핵문제에 대한 미북의 물밑 줄다리기가 조금씩 감지돼가면서 양측이 준비하고 있는 「마지막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지막 카드란 해결을 위한 특효처방일 수도 있지만 최후통첩을 겸한 극약처방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주 뉴욕에서 한차례 이상의 「의사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미국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된 7개 핵시설물 모두에 대한 사찰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은 미국이 최소한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이 준비해놓고 있는 「마지막 카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배치등 북한이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울타리」설치를 유보하는 것과 7개 핵관련시설물에 대한 「안전도 연속성 보장을 위한 사찰」에 응한다는 것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장관은 지난 11일 워성턴에서 페리 미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진뒤 기자회견을 갖고 『패트리어트 미사일배치문제는 IAEA의 이사회가 끝난뒤 그 여부를 한미간에 협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12일의 외교부대변인 논평에서 『IAEA이사회가 규정에 따라 순수담보의 연속성보장을 위한 사찰을 하겠다는 시사를 했으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양측의 공방은 모두가 대화를 통한 핵문제해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 한미양국이 『북한과 몇번의 간헐적 의사교환을 한 뒤의 결정』임을 밝혔고 북한도 『미국이 한미회담을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우리측에 통보해왔다』고 언급한 대목도 같은 맥락의 시선을 끌고있다.

 이번 주말께로 예상되는 미북간의 「마지막 카드」제시를 위한 접촉은 따라서 의외로 간단히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패트리어트 미사일배치계획 유보와 함께 한미 팀스피리트훈련 실시연기, 북한에 대한 핵무기선제사용 불가방침선언용의등을 선언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를 『반공화국 압력소동』을 중지하라는 자신들의 마지막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명분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북한은 IAEA에 신고된 7개 핵관련시설에 대한 안전도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IAEA는 그동안 신고된 7개 외에 미신고시설 2곳에 대한 사찰까지 요구해왔으나 신고시설 모두를 점검함으로써 IAEA 혹은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를 유지해냈다는 실익을 챙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북한의 명분과 미국의 실익을 상호 확인한뒤 새로운 현안들을 미북간의 3단계 고위급회담의 의제로 이월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북한이 양측 관계개선협의 외에 핵문제재논의를  3단계회담의 주의제로 함께 상정키로 한 대목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미국의 무력불사용과 북한의 IAEA의무준수 외에 미국이 북한에 대해 3단계회담의 의제와 성과에 관한 확신을 약속해주는 문제도 이번주 접촉의 마지막 대북카드가 될 것이며, 북한은 3단계회담의 또다른 전제조건인 남북대화에 모종의 제스처를 공개함으로써 대화해결의 구성요건을 갖춰가게 될 것이다.

 반면 이러한 상대방에 대한 카드제시는 그것이 즉각 수용되지 않을 경우 재고의 여지가 박탈되는 이른바 최후통첩의 성격도 당연히 갖고있는 것이다.【오타와=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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