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경합… 한때 표대결 추측도/손 후보 2년3개월만에 “환향” 올해 은행 주총의 최대 관심거리였던 서울신탁은행 은행장 선임은 15일 손홍균한국투자신탁사장이 은행장후보로 선출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날 열린 은행장추천회의는 무려 3시간30분이나 계속된데다 극히 예외적으로 중간에 한차례 정회하는등 난산을 거듭해 후보선임에 큰 진통이 따랐음을 보여줬다.
○…이번 회의가 관심을 끈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우선 금융실명제 실시후 최대의 금융사고인 장령자씨 어음사기사건으로 은행장과 두명의 상무가 옷을 벗었고 상당수 간부들이 문책경고를 받은 은행이란 점이다.
또 하나는 은행장의 내부승진이 불가능해 외부영입이 불가피했다는 점인데 은행내에서는 『부하직원의 잘못에 너무 심한 징계가 아니냐』는 금융계 일부의 여론을 업고 자체승진 운동도 만만치 않아 주목을 받았었다. 여기에 후보선임 과정에서 진통과 파장이 커지면서 자연 주목을 받게 됐던 것이다. 이런 여러 이유등으로 이번 추천회의는 올 봄 금융계의 최대 관심거리가 됐다.
○…이날 회의는 하오 3시 구기환 이광수전은행장등 9명의 추천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본점 4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개최됐다. 회의는 구전행장의 사회로 9명이 돌아가면서 각자의 입장을 표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현재 신탁은행이 맞고있는 어려움과 은행장추천위제도의 문제점등에 대한 원론적인 토론도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에 3∼4차례나 음료수가 반입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손사장을 지지하는 구전행장측과 신복영한은부총재를 미는 이전행장측이 팽팽히 맞서 표대결까지 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부총재 지지파들이 더 이상 결론을 미루었다가는 은행의 장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판단아래 막판에 가서 신부총재 지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회의가 끝난후 만장일치라고 밝혔는데 양측의 세력분포는 5대 4나 6대 3이었다는 것이 금융계의 일반적 분석.
○…아직 은행감독원의 승인이라는 관문이 남아있기는하지만 손사장은 지난 91년 11월 은행장 경쟁에서 패배, 은행을 떠난지 2년3개월만에 금의환향하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한국은행과 신탁은행 싸움에서 신탁은행이 승리했다』며 『역시 금융자율화가 대단하기는 하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편에서는 『문제가 없지 않았던 은행인 만큼 감독기관에서 행장이 나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등 두갈래 반응.【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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