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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부장관의 고민/조희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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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부장관의 고민/조희제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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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오명교통부장관의 심기가 불편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사간의 해묵은 「이전투구」양상이 최근 부쩍 심해졌기 때문이다. 양 항공사의 대립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쳐 장관의 정책적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생각하는 눈치이다. 서로 헐뜯다 못해 이제는 정부의 항공정책이 자사의 이익에 배치되면 공공연히 비난하는 양쪽이 모두 못마땅한 것이다. 

 오장관의 또다른 고민은 양 항공사가 수년간 반목과 질시를 거듭하는동안 교통부관료들마저 어느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는 바람에 정책결정에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돼버린 현실이다. 

 양측의 사활을 건 싸움으로 88년 복수민항시대를 열면서 차별화해놓은 「대한항공=장거리」, 「아시아나=중·단거리」노선이라는 항공정책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아시아나가 장거리 미국노선에 취항하는가하면, 대한항공 역시 일본·동남아노선등 단거리노선에서 아시아나보다 우위에 서 있다.

 정부는 이같은 비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세계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양 항공사의 국제선 신규노선취항 및 운항횟수등을 규정한 「정기항공운송업자 지도육성지침」을 개정키로 했다.

 그러자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대한항공과 열세를 만회하려는 아시아나는 바뀌는 항공정책을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위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극한 대립을 시작했다. 특히 양 항공사는 황금노선이 될 서울―베이징노선을 선점하기위해 현재 진행중인 한중항공협정에까지 지나친 「훈수」를 두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것이다. 

 오장관은 『양측이 계속 선의의 경쟁을 외면하고 상호비난만을 계속한다면 가만히 두고만 보지않을것』이라고 불편한 심기의 일단을 내비치고있다. 조만간 양 항공사 사장을 불러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오장관이 고심끝에 내놓을 새로운 항공정책이 두 항공사의 갈등을 무마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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