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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은행주총/초반부터 파격… 이변… 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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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은행주총/초반부터 파격… 이변… 혼미

입력
199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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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한미 파격적 「임원감량」/대형시은도 세대교체론 대두/초임만료 상당수가 옷벗을듯 15일 한미 하나 보람 장기신용은행을 필두로 전국 25개 시중·지방은행들의 정기주총이 시작됐다. 11명의 은행장을 비롯, 임기만료임원수만 1백20명에 달하는데다 「자율과 개방」의 새로운 금융환경에서 처음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번 은행주총에서는 유례없는 「물갈이성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설은행들은 파격적인 「임원감량」을 선언하고 나섰고 대형시중은행들은 임원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물밑잡음이 끊이질 않는등 이번 주총의 「인사풍향계」는 초반부터 파격과 이변, 혼미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발은행으로 「몸이 가벼운」 보람 한미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임원수를 축소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김동재행장이 연임된 보람은행은 초임만료된 이롱호 김장옥 이우용 성천경상무는 유임시켰지만 최병각상무와 잔여임기가 2년이나 남은 박인태이사는 보람증권고문으로 내보냈다. 한미은행도 임기만료된 김진만전무와 김재형·윤효상무를 유임시켰으나 김유상무는 퇴임시켰다.

 보람·한미은행은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공석이 된 임원자리를 메우지 않아 결국 임원수를 각각 2명, 1명씩 줄였다. 금융계의 감량경영바람이 은행임원직에까지 불기 시작한 것이다. 김보람은행장은 『임원은 상법상 임기는 있어도 실질적 임기가 없는 셈이다. 경영합리화를 위해 직원수와 점포규모를 줄이는 마당에 임원이라 해서 감량인사의 무풍지대가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임원 2명이 물러난 보람은행은 1년새 임원자리 4석을 줄였는데 이로써 상임임원수는 대형 시중은행(15명)의 절반에 불과한 8명이 됐다.

 이같은 임원인사의 감량화경향은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현재 8명의 임원수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불구, 하나은행은 윤병철행장을 비롯, 김승유전무 안명수상무 김경태이사등 초임만료임원전원을 유임시키고 천진석·윤교중이사를 상무로 승진발령했을뿐 임원수는 동결했다.

 이같은 후발은행의 발빠른 임원감축파문이 덩치크고 인사적체가 심한 대형시중은행의 주총(22·23일)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정부의 「투명인사」원칙이 거듭 천명됐고 「금융자율화 원년주총」임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시중은행 임원인사폭도 「매머드급」에 가까울 전망이다.

 제일은행은 이철수행장 신광식전무의 유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조재욱감사 서홍배상무등 2∼3명의 용퇴가 거론되고 있으며 한일은 정창순전무 김규현감사, 조흥은 손동호감사 이춘헌상무등이 중임만료·후배추월등을 이유로 퇴임설이 유력하다. 손홍균한국투신사장이 새행장후보로 확정된 서울신탁은행은 현재로선 공석임원자릿수가 3개지만 행장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갈등과 각종잡음을 감안해볼때 임원인사폭은 의외로 커질수도 있다. 상업 외환은행은 1∼2명선의 소폭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시중은행은 대과만 없으면 중임을 보장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금융환경변화에 걸맞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이 은행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데다 행장들도 능력위주인사를 다짐하고 있어 초임만료임원의 상당수가 옷을 벗게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1주일동안 시중은행임원인사를 둘러싼 「물밑움직임」과 「막판희비」는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장기신용은행은 박창수감사와 윤세인상무를 퇴임시키고 오세종상무를 감사로, 이영호·박기태이사를 상무로 각각 승진발령하는 한편, 이대림종합기획부장과 황석희영업추진본부장 권동현영업1부장을 이사로 새로 선임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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