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도기다. 미소냉전체제의 붕괴이후 세계질서가 재편성되고 있다. 아직 정형이 부상되지 않고 있다. 확실한것은 냉전의 승자인 미국이 여전히 초강대국으로 남아있으나 힘이 옛날같지 않다는것. 세계에 군림할 수는 있으나 지배할 수는 없다. 이것이 세계의 불확실성을 더해가게 한다. 한국은 다행히 역사의 조류를 제대로 타고 있다. 그러나 기회를 살리자면 정치·경제적으로 격변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전술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것이 「올바른 한미관계」의 형성, 유지다.
새로운 세계질서형성시대에는 한미관계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즉 새로운 동반자적 협조관계의 확립이다. 이것은 우리 대미외교원칙 제1조다. 입만 열면 나오는 말이나 실질적으로 큰 진전이 없는 것같다. 한미 양측의 진지한 상호 이해노력과 공동채의식배양이 필요하다. 한미관계가 반세기나 되면서도 민간측면에서 양국의 현안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토론의 창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이상하다. 뒤늦게나마 「한미 21세기위원회」가 창립되게 된것은 다행이다.
비록 늦동이지만 오는 2월18, 19 양일동안 미국 워싱턴 DC에서 갖는 창립총회 포럼은 한미 양측진용이 전·현직 고위관리등 화려하고 다양하다. 정부, 정계, 재계, 학계, 사회문화 및 언론계 고위인사 30여명으로 이뤄졌다. 한국측에서는 정부에서 한승주 외무부장관과 한승수 주미대사등 8명, 국회에서 나웅배의원등 6명, 경제계에서 구평회 무역협회회장등 8명, 학술문화 및 언론계 인사와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IGE)이사장 및 김영희 중앙일보상무등 14명이 참석한다.
한편 미국측에서는 정부에서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USTR), 로라 타이슨 대통령경제자문협의회의장등 10명, 경제계에서 유진 아킨슨 골드만 삭스회장, 데이비드 로더릭 USX회장등 4명, 학계 및 언론계 프레드 버거스텐 국제경제연구원(IIE)이사장, 호버트 로웬 워싱턴 포스트지 칼럼니스트등 10여명의 참석이 예정돼 있다. 회의 주제는 한미관계를 쌍무, 지역, 세계적 차원등 3개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투영해 보겠다는 생각에서 ▲탈냉전시대의 한미 양국관계(발표자 김기환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회장, 로런스 크라우제 미샌디에이고대교수) ▲태평양지역에서의 새로운 한미관계(김만제 전부총리, 루디거 돈부시 미MIT교수) ▲탈냉전시대를 맞은 한국과 미국의 대외정책과제(김경원 전주미대사, 로버트 졸리크 전미국무부경제담당차관)등으로 정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사찰수용 여부를 둘러싼 제반문제와 한국의 시장개방문제들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것이 확실하다. 한미 21세기위원회는 한국의 세계경제연구원과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원이 간사기관이 돼 매년 미국과 한국에서 번갈아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측에서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손주환 전공보처장관)이 주최자가 됐다. 한미 21세기위원회가 한미간의 민간정책 토론창구로서는 첫 기구인 만큼 기대가 크다. 이번 회의에서 공동의 장이 찾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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