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관행 마감… “이젠 내가 직접 챙길터”/「장담말고 윤색말고 부작용도 밝힐것」 3계 국회본회의가 열리면 국무총리는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 『양해해 주신다면…』라며 해당장관들에게 구체적 답변을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15일 소집되는 166회 임시국회에서는 총리의 이런 상투적 답변은 듣기 힘들것 같다. 이회창총리가 취임후 처음인 이번 임시국회를 맞아 간부들에게 『극히 전문적인 분야를 제외하곤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은 모두 내가 답변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총리는 국회보고 및 예상답변서를 준비하는 총리실에 몇가지 기본사항을 주문했다. 『확실하지도 않은 내용을 무작정 추진하겠다고 헛된 장담을 하지마라』 『사실을 과장해 모양만 그럴듯하게 윤색하지마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긍정적인 면만 내세우지말고 예상되는 부작용도 과감히 밝혀라』 적당한 답변으로 궁지만 넘기려는 정부의 해묵은 관행이 이총리의 몇마디 지시만으로 완전히 바뀔리는 없겠지만 이총리의 의지가 상당한것은 틀림없다.
이번 국회는 이총리가 총리자격으로 국회에 첫 데뷔하는 장으로 총리실의 준비사항은 두가지. 총리의 「국정에 관한 보고」연설문과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준비이다.
16일로 예정된 이총리의 국회연설은 14일에야 확정됐는데 요지는 국가경쟁력제고 경제활성화 농어업진흥투자 교육개혁 국제화·세계화추진 남북관계개선의 토대구축등 6개사항의 실천방안이다.
연설문은 보통 비서실에서 초안을 만들고 총리가 몇차례 수정을 한뒤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이총리가 관심을 많이 쓴 부분은 연설문의 전문이다. 전문의 핵심은 「법과 질서의 확립이야말로 개혁과 국가경쟁력제고의 요체」라는 내용. 총리실의 한 간부는 『치안차원의 질서확립이 아니라 제 위치에 있어야하고 원칙대로 이뤄져야함에도 그렇지못한 우리사회의 숱한 구태를 깨자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5일간의 국회 본회의에서 총리에게 쏟아질 의원들의 질문에 대비, 1백20개안팎의 예상질문을 만들었다. 특히 여야를 막론하고 집중적으로 쏟아질 질문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과정의 문제점 및 이후 농어촌대책, 물가문제, 북한핵문제등 3가지로 보고있다.
그외 정치·외교분야에서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의 해외도피, 이기택민주당대표의 방북추진, 정부의 행정구역 및 조직개편부분, 전직대통령회동이후 6공인사의 사법처리 형평성여부, 대통령측근기용등 낙하산인사등이다. 이밖에도 경부고속철도 감사를 둘러싼 감사원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설, 낙동강수질대책, 3인조강도등 떼강도대책, 교육개혁, 노사대책들이 총리실이 예상하는 질문들이다.
예상질문들은 그간 야당의 논평과 대정부요구사항, 신문의 사설 및 칼럼등을 분석해 만드는데 보통 90%이상 들어맞는다는게 총리실관계자의 귀띔이다. 그만큼 답변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얘기다.
이총리는 일상적인 정책질의에 대해서는 총리실이 만들어준 답변준비자료를 이용할 것이다. 그러나 정책을 놓고 의원들과 현저한 시각차이를 보일 경우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고 내세우는 「정면돌파」방식을 구사할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굽히기 싫어하는 이총리와 의원들의 설전끝에 예상밖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총리실간부들이 이총리가 국회데뷔전을 무사히 치를것으로 믿으면서도 마음을 놓지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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