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배 한-일 최종대국 22일 서울서/조훈현-다케미야 격돌/우리측 이창호 남아 2연패 기대/기록풍성… 서봉수-요다 4-5승 94년 세계바둑의 판도를 가름하는 제2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 마지막 대국이 다음주 서울에서 벌어진다.
한국과 일본, 중국등 동양바둑3국의 대표기사가 5명씩 출전, 연승전방식으로 진행된 대회는 그동안 서울(1차전)과 베이징(2차전)에서 12국을 치른 결과 한국이 6승3패, 일본이 6승4패, 중국이 5패로 한국이 일본을 1승차로 앞서는 팽팽한 접전이다.
남은 대국은 두 판. 22일 열리는 조훈현 9단과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의 대국에서 조 9단이 이기면 그대로 한국팀의 우승이 확정되고 조 9단이 지면 23일 한국팀의 주장 이창호 6단이 다케미야와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따라서 한국팀이 무난히 우승, 대회 2연패를 기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속기바둑의 단판승부이기 때문에 뜻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지난해 한국바둑이 세계바둑대회를 모두 석권함으로써 절치부심해온 일본으로서는 또다시 한국에 우승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연승기록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 특징. 대회 초반 한국의 서봉수 9단이 일본과 중국선수에게 내리 4연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하자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도 질 수 없다는 듯 파죽의 5연승을 기록했다. 다음엔 조훈현 9단의 2연승. 사실상 이번 대회는 이들 3명의 독무대였다. 서봉수 9단은 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 9단과 이시다 요시오 9단, 중국의 위빈 9단과 류샤오광 9단을 눌렀으며 요다 9단은 서 9단과 정수현 7단 유창혁 6단및 마샤오춘 녜웨이핑 9단등 다섯명을 격파하다가 조훈현 9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또 조 9단은 요다와 고마쓰 히데키 8단을 이기고 일본측 주장인 다케미야 9단과의 일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일본과 중국 바둑계에도 크게 명암을 갈랐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일본바둑계는 요다 9단이 5연승을 기록하자 마치 대회를 차지한 것처럼 열광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중국팀은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전원 탈락함으로써 중국바둑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통신인 신화사까지 논평을 통해 『중국선수단의 참패는 중국바둑이 세계무대에 진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과거 중일전에서 3년연속 우승을 하기도 했던 중국바둑이 이같이 침체하게 된 것은 중국선수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 바둑공부를 게을리하고 지도대국에만 열을 올리는등 태만했기 때문』이라고 맹렬히 비판하기도 했다.
22일의 3차전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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