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병력 일상배치 오해서 비롯/항모 동해배치도 상황다른 보도 「패트리어트미사일 주한미군배치」 「아파치 헬기 1개대대 도입」 「미항공모함 동해로 파견」… 「북한이 남침할 경우 한미연합군은 곧장 평양까지 진격, 김일성정권자체를 말살시킬 것」 「미국방부, 본토 예비병력에 팀스피리트훈련(T/S)동원령」 「유엔안보리, 북한에 대해 경제 및 군사제재 준비 착수」… 「청와대 긴급안보관계장관회의」 「한승주외무장관 급거 미국방문」… 대부분 외신을 인용한 이같은 보도는 한반도의 위기가 갑작스럽게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왔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한승주외무장관은 12일하오(한국시간 13일상오) 미국언론이 진원지인 이른바 「한반도위기설」과 관련, 『현지에서 확인해보니 한반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이곳 언론쪽에 의외로 확산돼 있었다』면서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언론의 인식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장관은 『지난 10일과 11일 미국무부 및 국방부장관, 백악관 관계자들과 연쇄회담한 내용을 미행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곳 언론에 상세히 설명했다』면서 『그결과 미언론은 상당히 수긍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장관의 이번 방미목적중에는 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한 한미간의 막바지 의견조율과 함께 「한반도위기설」의 진원지에 들어가 그 실상을 파악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는 의지도 있었던 것이다. 김영삼대통령의 친서내용에 북한핵문제에 대한 한미간의 협력재확인 다짐과 함께 미언론의 한반도위기조성에 대한 「우려와 불쾌감」 표현이 들어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한반도 위기설이 외신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연말께부터. 당시 서울에는 AFP UPI CNN 로이터등 세계유수언론사들이 급파돼 진을 쳤다가 며칠후 슬며시 철수했던 일이 있었다. 지난 91년 중동의 걸프전에서 실황중계로 명성을 떨친 CNN사는 당시 호텔의 옥상에 위성중계시설까지 설치해놓고 「생방송」을 위한 사전준비까지 마쳤었다. 이는 12월초 미국 신문 W지의 급보에 근거한 것이었다.
한반도상황에 정통했던 W지는 『북한이 총병력의 70%이상을 휴전선에 전진배치했다』는 보도와 함께 클린턴대통령이 이에따라 한반도 상황을 긴급 재점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장관의 이번 방미기간중에 확인된 「진상」은 이렇다. 『12월초 한미연례안보협의회때 W지의 모기자가 애스핀미국방장관을 수행했다. 이 기자는 최근 입사한 의욕적인 기자였다. 그는 애스핀장관과 독대한 자리에서 북한이 병력을 전진배치했으며 비상상태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사실은 「미국방장관의 한반도 평가」로 크게 보도됐다. 북한은 53년 휴전이후 오늘까지 병력의 70%이상을 휴전선에 밀집시켜놓고 상시비상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다』
패트리어트미사일, 아파치헬기, 항공모함상황은 조금 다르다. 패트리어트미사일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북한의 스커드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본국에 요청, 현재 한미정부가 배치여부를 협의중이다. 아파치헬기는 구매계약이 이미 지난 80년대 후반에 체결된 것이며 그 인도시기가 조만간 도래한다.
항공모함의 동해배치문제는 논의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 한미당국의 공식 발표이다.
안보리제재나 T/S동원령, 혹은 평양진격설은 어디까지나 핵문제등 북한의 태도와 맞물려있다. 특히 T/S문제는 지난해까지 당연히 실시하던 것을 유보하려다가 북핵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갈 경우 다시 종전대로 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지 결코 새로운 「위기대비훈련」은 아니라는 것이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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