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미와 최종협상” 해법 미련/시한 열흘… 모든 가능방안 검토 앞으로 열흘.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이상기류」는 새로운 「핵태풍」을 몰고 올 것인가. 그 태풍의 여파는 어떻게 번져나갈것인가. 태풍의 중심 「기압」을 측정하고 그것이 한반도를 비켜 나가게 할수 있는 대책을 조율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중인 한승주외무장관은 10일하오(한국시간 11일상오) 북한핵문제와 관련, 『지금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문제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앞으로의 열흘은 「채찍」보다는 「당근」을, 제재보다는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것이 한미간의 공통된 인식임을 확인했다는것이다.
한장관은 이날 레이크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과 앨 고어 부통령을 차례로 만난뒤 숙소에서 수행기자및 워싱턴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장관은 『현재의 상황은 결코 희망적이라고는 말할수 없다』면서 『그러나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배제한다는것은 더욱 부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했다. 한장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일인 21일의 시한을 열흘 앞두고 「가능성」부분에 1%라도 더높은 점수를 매겨주고 있는것은 두 가지의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있다는 분석이다.
그것은 IAEA와 북한간의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지 않았고 이른바 뉴욕접촉을 통한 미북간의 의사교환통로가 열려있다는데 기인하고 있다는것이다. 또 이같은 근거의 저변에는 북한이 그동안 끊임없이 미국에 요구해온 주문사항, 즉 「워싱턴―빈―평양」으로 연결되는 삼각구도를 북한 스스로가 지극히 「만족스럽게」이용해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빈협상의 현재 상황은 북한이 『IAEA와는 더이상 대화를 할수 없다』고 밝힌데 이어 IAEA측도 『이사회에서 북한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확신을 할수 없다고 결론지으면 문제를 유엔에 넘길수 밖에 없다』고 답변함으로써 「한랭전선」이 두껍게 형성돼있는 국면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사찰을 위한 협상을 거부하겠다』는것이 아니라 『IAEA보다는 미국과 이 문제를 마무리짓고 싶다』는 희망을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빈「한랭」의 원인은 뉴욕에서 그 해법이 찾아질 가능성이 있다는것이다.
뉴욕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한랭전선보다 「정체전선」이 형성돼있는 국면이다. 미북간의 이른바 뉴욕접촉은 지난해 12월 4차례의 실무회담이 있은후 실질적으로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한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얼마전 미국무부에서 밝혔듯이 미북간에는 올해들어 공식적인 회담이나 접촉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간헐적인 의사교환」은 있었다』고 밝히고 『양측이 21일의 시한이전에 새로운 「의사교환」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화와 제재의 가능성은 「51대 49」에 가깝다는것이 워싱턴의 전망이며 이러한 2%의 동인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것이 한미간의 공통인식인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55대 45라는 당초의 「10%우위」가 2%수준으로 악화됐다는 대목도 당연히 인정해야 하며 현재의 추세가 악화쪽으로 가고있다는 점도 시인해야한다. 다만 아직은 결렬을 예상하면서 제재를 준비해야할 시기가 아니라는것이다.
한장관은 11일하오(한국시간 12일상오)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과 한미외무장관회담을 갖는다. 이자리에서 양국 외무장관은 「2%의 우위」를 10%이상으로 올려놓거나 최소한 가능성의 비율을 역전시키지 않기 위한 모든 외교적 방안에 대한 점검작업을 하게 될것이다. 한장관은 이날 『이번 방미기간동안 「가장 영양가높은 당근」에서부터 「가장 매서운 채찍」에 이르기까지 대화해결을 위한 모든 방안이 최종적으로 논의될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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