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제의 압축성장으로 지난 30여년간 실업을 심각하게 의식하지않고 지내왔다. 실업률은 3∼4%내외를 기록했고 특히 80년대 중반이후에는 2.5%내외에서 안정추세를 보여왔다. 미국이 6∼7%, EU(유럽연합)국가들이 10%이상의 높은 실업률을 나타내고 있는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사실상 「완전고용」상태를 이루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고용실상은 「완전고용」이 시사하는것처럼 장밋빛 일색인것만은 아니다. 연령, 성, 학력등에 따라 심한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는것이다. 특히 15∼19세의 청소년층과 20∼24세의 청년층의 실업률이 10%안팎의 높은 수위에 이르고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KDI(한국개발원)가 지난8일 발표한 「청년층 고용문제와 교육·노동대책」보고서에 따르면 20∼24세 청년층의 실업률이 9.9%(92년기준)로 일본의 4.0%(91년), 독일의 4.9%(90년)보다 약 2배나 높은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5∼19세의 청소년실업률도 11.9%로 일본 7.2%, 독일 5.2%보다 역시 월등히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보면 20∼24세청년 19만2천여명(실업자·비통학·비경제활동인구등), 15∼19세 청소년 10만8천여명등 모두 30여만명이 된다.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체제로보아 학교·군·직장등에 몸담고 있어야할 이 청소년과 청년들이 이러한 대형 실업군을 형성하고 있다는것은 심각한 문제다.
경제적으로는 소중한 인적자원의 낭비며 커다란 잠재소득의 상실이다. 사회적으로는 사기, 강도, 절도, 살인등 각종범죄·사회악의 온상이 될수도 있는것이다.
이「고용의 사각지대」를 없애거나 적어도 줄이기위해서 정부로서는 교육에서부터 산업정책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이고 장·단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땀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가치관의 회귀가 요구된다. 15∼24세 연령층 남성의 높은 실업률은 첫째 고교·대학진학에의 실패, 둘째 각급 학교 특히 인문계고교 및 대학의 양적증대와 교육부실, 셋째 군의 입영기준제고(고졸미만의 학력자 징집면제) 넷째 3D(더럽고, 위험하고, 힘든)업종의 기피풍조등으로 요약해볼수 있다.
사실 우리경제의 힘으로 우리의 실업문제를 해결할수있다. 제조업등 우리산업은 지난해 부족인력이 16만4천여명에 달했다. 특히 섬유, 봉제, 피혁, 염색, 주물, 플라스틱, 어업등 중소기업 3D업종들의 인력난은 극심해왔다. 이들은 동남아등의 수입인력으로 급한 불을 꺼왔다. 그러나 국내기능및 기술인력부족은 여전히 상당하다.
늘상 강조돼온 기술및 실업교육의 강화가 행동화 돼야겠다. 고교, 전문대학, 대학등 각급학교의 질적향상에 진척이 있어야겠다. 전통가치관의 회복에는 지름길이 없으나 의식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이 그 방법의 하나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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