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등 값 국산절반이하/우리 농수산물 설땅잃어 설 제수용품시장에 중국산 농수산물이 범람하고 있다.
3∼4년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중국산 농수산물은 과일 나물류같은 일반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수입제한품목까지 교묘한 방법으로 파고들어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농수산물이 설 자리가 없어지겠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중국산 농수산물은 서울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경동시장, 중앙시장, 동대문시장등에 나와있는 품목중 전체 매물의 50%에서 최고 90%이상까지 차지하고있다. 값도 국산품의 20∼50%에 불과해 사실상 설 제수용품을 이들 중국산이 점령한 느낌이다.
국산 파 마늘의 경우 1㎏당 5천∼6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중국산은 3천원으로 반값이고, 조기는 마리당 중국산 3천∼5천원, 국산 2만5천원이다. 고사리는 1백40당 중국산이 1천원, 국산은 2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중국산 곶감이 10개에 1천5백∼2천원인 반면에 국산은 3천∼3천5백원에 팔려 소비자들은 국산품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입제한품목과 지금까지 주로 국산품으로 자급자족하던 품목까지도 이들 중국산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수입제한품목인 콩의 경우는 직접 수입이 불가능하다보니 메주로 만들어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메주를 만드는데 특별한 제조기술이 필요치 않고 중국산 콩이 워낙 값이싸 최근들어 부쩍 반입이 늘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골뱅이 미꾸라지등도 과거에는 채산성이 맞지않아 수입이 없었으나 점차 증가추세이고, 3∼4년전까지만해도 국산품뿐이던 참깨 들깨도 이제는 1백% 외국산인데 그 90%가 중국산이다.
중앙시장에서 나물전을 하는 이경만씨(48)는 『더덕의 경우 포장된 상품 윗부분에는 국산품을 넣고 나머지는 중국산을 섞어 마치 국산품인 것처럼 속여 파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시장에 나와있는 국산품이란 것도 사실은 거의 중국산일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유통본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인천이나 서남해안에서 선상을 통해 물물교역형식으로 밀수입되고 있는 것이 이들 중국산의 일반적인 유통경로』라면서 유해농약 방부제첨가등에 대한 검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않는 것이 무엇보다 큰 문제라고 말했다.
농협 유통지원과 손호인대리(38)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냉해등으로 작황이 좋지않았고, 재배면적도 크게 줄어 국산농산물의 값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하고, 국산농산물값이 대체로 지난해에 비해 30∼40% 올랐다고 말했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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