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만 위해 살다간 진정한 연극인 지촌 이진순 추모무대가 그를 기리는 사람들에 의해 마련됐다. 「지촌 이진순선생 추모사업회」(회장 김의경)는 17일부터 일주일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연극 「갈매기」를 공연한다. 그의 10주기 추모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번 연극엔 연출가 문고헌, 중견 연극인 김금지 정욱 권성덕 정상철 문영수, 탤런트 정애리등 그의 제자들 혹은 그를 존경하는 후배 연기인이 대거 참여한다.
연극 「갈매기」는 이진순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근대극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를 좋아했던 이진순은 61년 「극단 여인극장」의 창단공연작품으로 「갈매기」를 연출했고 83년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린 뒤 이듬해 타계했다.
이진순이 우리 연극사에 남긴 발자취는 크고 넓다. 가장 탁월했던 연출가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고 연극뿐만 아니라 오페라 창극 무용극등 2백여편이 넘는 무대예술작품을 연출했다.66년 극단 「광장」 창단에 이어 76년엔 연극전문지 「한국연극」을 창간했으며 「한국연극예술상」을 제정하는등 우리의 무대와 연극인들을 위해 진력했다. 서라벌예대와 동국대에서 많은 후진들을 키우는 한편 한국연극협회 이사장등을 역임하면서 예술행정가로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마디로 그는 만능 연극인이었으며 우리연극계의 산 증인이었다.
이진순은 1916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났다. 20년대말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35년 박동근 이해랑 김동원등과 함께 동경학생 예술좌에서 무대의 첫발을 디뎠다. 연출은 39년 중국 북경에서 유치진의「춘향전」을 맡으면서 84년 세상을 뜰 때까지, 평생의 작업이었다.
이진순의 대표작으로는 「산불」 「꽃상여」 「남한산성」 「갈매기」등이 꼽힌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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