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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등 「고서 1벡선」전/28일까지 한국출판무역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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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등 「고서 1벡선」전/28일까지 한국출판무역전시장

입력
1994.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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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 이양재씨 애장본 공개/첫 한글번역서 「능엄경 언해」 선봬/「대불정다라니경」·「열조통기」등 귀중본도

 고서 수집가인 이양재씨(39·고려미술전적연구소 소장)가 자신의 귀중본을 처음으로 공개해 고서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씨는 애서가 클럽이 주는「94 애서가상」수상을 기념해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한국출판무역(주) 전시장(전화 738―8169)에서 「애장본 1백선 전시회」를 열고 있다. 여기에 진열된 책들 중에는 「대불정다라니경」 「능엄경언해」등 보물급 고서와 함께 많은 귀중본이 포함돼 있어 장서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12세기에 발간된것으로 보이는 목판본 「대불정다라니경」은 여러 종류의 다라니(진언)를 범어와 그 한자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42수의 진언과 함께 세밀하고 유연한 선으로 그려진 손모양의 판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판화로 평가된다. 「능엄경언해 권 제3」(1461년)은 한글이 반포된지 16년만에 간행된 최초의 한글번역서이다. 이 책의 활자는 을해자(대·중·소 한글자)로 구성돼 있는데 대자는 세조, 중·소자는 강희안의 글씨로 만들었다.

 또다른 귀중본으로는 「열조통기」, 「고금력대보감 권2」, 「항의신편」, 「조선국보대관」등을 꼽을 수 있다.

 이조시대의 역사학자 안정복이 지은 「열조통기」는 조선 태조에서 영조까지 3백여년간의 야사를 친필로 쓴 책이고, 「고금역대보감 권2」는 단군에서부터 조선 순조에 이르기까지의 왕대와 사적을 초록한 역사서이다.

 특히 일본인 삼원정길이 엮은 「조선국보대관」은 우리나라 문화재를 소개한 최초의 도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성 일한서방이 한일합방 이전부터 준비해 합방 이듬해인 1911년 펴낸 이 책은 당시의 우리 국보급문화재 50여점을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 그 시절 일본의 문화침략 의도를 가늠할 수가 있다. 이밖에도 이씨의 전시회에는 「대방광불화엄경 권37∼38」 「포은선생시고」등 중요한 책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장서가들 사이에서는 「책에 미친 사람」으로 통하는 이씨는 81년부터 고서를 모으기 시작, 책수집을 위해서 집과 사업을 포기한 독신 고서수집광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씨가 모은 6천여권의 책 가운데 1백권을 엄선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는 28일까지이다.【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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