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수사결과에 국민들 실망/“김사장만 구속 이해힘들어”/검찰 “국회일정·여론재촉 서두른탓” 국회노동위 돈봉투사건 수사가 『2백만원을 건네려 했을 뿐』이란 결론을 낸 채 마무리되자 의혹이 해소되길 기대한 국민들은 『이럴 수가』라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진상이 정말 그 정도라면 그토록 무성했던 소문과 언론보도는 다 무엇이냐』고 반문하는것이 일반적 반응이다.
김준기동부그룹회장등을 뇌물공여혐의로 고발했던 전국보험노련 권세원위원장(49)은 7일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하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들은 7일 『모두 8백만원을 로비자금으로 쓰려고 한것외에는 별것이 없다는 수사결과가 정확하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이들도 『사실 설날 임시국회개회등의 일정과 여론의 재촉에 쫓겨 충분히 수사할 여유가 없었다』고 수사성과가 만족스런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들은 또 방송뉴스시간마다 보도방향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오늘은 두들겨 맞을 수 밖에 없다』며 미리부터 여론의 질타를 각오한 모습을 보였다.
일선검찰관계자들은 『예상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켰다』는 자성론을 내놓았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구체적 물증을 확보한뒤 수사에 착수하는것이 정석인데 여론의 성화에 몰려 조급하게 서두른것같다』고 해명했다.
뇌물을 받은 의혹이 가는 쪽의 예금계좌추적등 증거수집을 게을리 했고 한국자보측의 비자금조성등 경영비리를 무기로 압력을 가하면 뇌물공여사실을 쉽게 자백받을수 있을것으로 기대한 안이한 수사방법등이 겹쳐 낭패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검찰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눈치보기」를 되풀이하는등 구태를 벗지 못한것이 주된 실패원인이란 지적이 검찰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이 처음 공개된 후 1주일이상이나 『국회의 자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머뭇거리다가 보험노련의 고발장이 접수된후에도 『국회의원의 소환조사는 윤리위등의 고발이 있어야 가능할것』이라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검찰이 초라한 수사결과를 놓고 자보관계자들의 사법처리여부를 장시간 고민한 끝에 김사장만을 뇌물공여의사표시와 제3자 뇌물교부혐의로 구속한것도 검찰안팎에서 의문을 사고있다.
두가지 혐의는 모두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백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있는것이지만 고작 2백만원만 가지고 구속까지 시킨것은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것이다.
여기에 공소유지가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결국 검찰은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이희정·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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