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클린턴의 외교정책은 비전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외교정책이 갈피를 못잡고 국무부는 허약하기 짝이없다는 것이었다. 지난주 사람들은 그 이유를 보다 명확히 이해했을 것이다. 클린턴의 연두교서 연설은 한마디로 탁월했다. 대통령은 55분에 걸쳐 산적한 국내문제 해결책을 언급했으나 국외문제는 단 8분을 할애했다. 그는 러시아에 지속적인 민주화와 시장개혁을 촉구했고 중국과의 관계개선, 북한 핵문제 해결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또한 방위비를 삭감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난관에 봉착한 보스니아, 아이티문제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않았다. 국무부 외교팀이 대통령의 연설 내내 지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클린턴대통령은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국외문제는 미국익에 위협이 되는 가장 중요한 이슈만 선별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의도는 지난주 윌리엄 페리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한데서 나타난다.스텔스기술의 창시자로 알려진 이 수학자는 공식석상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 유능한 실무 관료이다. 30여년간 가장 비정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백악관 안보팀에 그를 합류시킨것은 대통령의 의지를 분명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약체 안보팀은 클린턴이 원한 것이다.
클린턴은 취임초기에 미국익과 안보를 위해 국제 문제에 초당적으로 개입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보스니아, 소말리아, 아이티등지에서 비틀거리면서 어디에 어떻게 개입할 것인지를 훨씬 선별하게 됐다.
대통령은 약체 외교 안보팀을 구성한 대신 권한도 부여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외교팀의 어떤 멤버도 요청받지 않으면 다른나라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조차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클린턴대통령은 지난주 다시한번 미국의 국익에 위협이 되지 않는 문제는 외교정책에서 논외로 할것임을 분명히 했다.【정리=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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