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대신 떡국놓고 제례 상오 9∼10시가 바람직 민족의 명절인 설은 차례가 있기 때문에 더욱 설맛이 난다.
차례는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마음으로 검소하고 정성스럽고 즐겁게 지내야 한다.
원래 차례와 각종 제례는 「가가례」라 할 정도로 지방마다, 집안마다 그 지내는 식이 천차만별이다. 정부가 가정의례준칙을 제정해 모범안을 만들어 놓고 있으나 아직도 가지각색이다.
전통적인 제례가 몸에 밴 위당 정인보선생의 맏딸 정정완여사(82·무형문화재 88호 침선장)로부터 현대생활에 걸맞는 설차례의 형식과 내용을 알아본다.
설차례는 조상의 묘소를 찾아 묘앞에서 지내는 추석의 묘제나 조상의 기일에 지내는 기제와는 다르다.
설차례는 사당에서 지내는 사당차례가 원칙이다. 사당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요즘은 대청마루나 거실이 바람직하다.
설차례는 명절답게 경사스럽게 치러야 한다. 때문에 기제사와는 달리 색동저고리같은 화려한 옷을 입어도 무방하다.
설차례의 특징은 축문이 없고 술은 한번만 올리는 단잔(단헌)이다. 술대신 차를 올리는것도 바람직하다. 또 메 대신 떡국을 올린다. 떡국의 떡은 어슷하게 썰지않고 동그랗게 썬다. 떡의 흰색은 백의민족, 동그란것은 새해 둥근 해, 해밝기 민족, 태양족 또는 알신앙을 뜻하는 깊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다. 떡의 두께는 보통은 얇아야 얌전하나 설 떡은 1㎝가량 좀 두껍게 써는것이 좋다.
한복을 입고 제례를 지낼 경우 두루마기는 꼭 입어야 한다. 세배를 할 때나 받을 때도 두루마기는 꼭 입어야 한다.
차례를 올리는 시간은 새벽에 올린다고도 하나 사시 즉 상오 9∼10시께가 바람직하다. 초와 촛대는 제상에 올려도 무방하지만 날밝은 아침이기 때문에 불은 켜지 않는게 좋다.
제물은 하나라도 정성을 들이는것이 중요하다. 「흉년이라고 거르지 말고 풍년이라고 지나치지 말라」 「제사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또 꿔서도 말고 일년을 헤아려 정성껏 지내도록하라」는 우암 송시렬선생의 말을 상기할만하다.【김대성기자】
◇차례순서
▲북쪽에 병풍을 치고 병풍앞에 신위를 모실 교의를 마련한 다음 식어도 괜찮은 음식부터 제물을 차린다. 다음 신위를 모신다.
▲제주는 꿇어 앉아 향을 사르고 재배한다(분향).
▲제주는 다시 꿇어 앉는다. 왼쪽 집사가 제주에게 강신잔을 주면 오른쪽 집사가 술을 따른다. 제주는 모사 그릇에 세번에 나누어 모두 따른다. 왼쪽 집사가 강신잔을 받아 오른쪽 집사에게 건네준다. 제주는 재배하고(삼신) 제주와 참석자 모두 재배한다. 요즘은 여자도 재배를 하나 원래는 4배였다.
▲주부가 떡국을 제상에 올린다(진작).
▲오른쪽 집사로부터 잔과 술을 받아 남자조상 먼저 순으로 술이나 차를 올린다(헌작).
▲주부나 집사가 떡국 그릇의 뚜껑을 열고 적을 올린다. 순서는 조부 조모순이다(개반 진자). 가정의례준칙은 제례는 부모와 조부모등 2대만 올리도록 하고 있다.
▲주부가 시접에 담겨있는 숟가락을 떡국에 꽂고 젓가락은 시접위에 가지런히 걸쳐 놓는다. 젓가락의 손잡이는 서쪽(왼쪽)을 보게 놓는다. 흔히 젓가락을 세번 구르고 여기저기 제물위에 올려 놓기도 하지만 시접위에 놓는것이 바람직하다(삽시 정저). 제주는 재배한다.
▲모두는 조상이 진지를 드는 동안(5∼6분) 조용히 서있는다. 주부가 약한 기침을 하고 숟가락을 거두어 시접에 담그고 젓가락은 시접아래 내려 놓고 모두가 재배한다(사신).
▲신위는 제자리에 모시고 지방인 경우는 향로위에서 사른다.
▲제물을 제상에서 거두고 옷을 입은 그대로 조상이 드시고 남은 제물을 나누어 먹는것(음복)으로 제례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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