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가도 단계별 많은시간/IAEA등 강경속 신중접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사찰협상을 교착상태로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별도협의」를 요구한데 대해 미국과 IAEA측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면서 북한핵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더구나 최근의 상황은 IAEA와 유엔등 국제기류는 강성일변도로 치닫고 있는데 반해 한미정부의 공식 견해는 『대화의 여지가 아직은 소진되지 않았다』는 쪽이어서 막바지의 북핵협상이 더욱 주목을 받고있는 상황이다.
현재 IAEA는 오는 21일 정기이사회를 앞두고 북한핵문제에 대한 마지막 점검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이시영 주오스트리아대사는 5일 『북한은 지난해 미국과 합의한 녕변지역의 신고된 7개 핵시설에 대한 사찰마저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자신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완전히 복귀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음만을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등 국제사회가 최근 크게 비난하고 있는것은 북한이 자신들을 「 NPT비회원국」이라고 주장하면서 대미약속과 IAEA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대목이다. 지난 4일 오스트리아에서 IAEA협상창구역을 맡고 있는 북한의 윤호진참사관은 『양측(북·IAEA)의 상반된 입장이 절충될 여지는 없어졌다』고 발표했다.
곧 이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대표들은 유엔본부에서 비공개회의를 갖고 북한핵문제가 안보리로 넘어올 경우에 대비한 사전 의견조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가장 강경한 발언을 한 사실은 북한핵문제가 한반도 상황이나 미북현안이 아니라 NPT 및 IAEA, 나아가서 유엔에까지 이르는 「핵무기확산금지를 위한 국제적 틀」이 훼손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적 공감대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미국이나 IAEA차원에만 맡길것이 아니라 유엔에서 다뤄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국제적 강성기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아직까지는 신중한 쪽이며 미국의 공식입장도 『21일 IAEA이사회의 결정을 주목하겠다』는것이다. 정부당국자는 『유엔안보리의 조치는 IAEA보고서를 기초로 결정되므로 21일은 북한핵문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것』이라면서도 『북한핵문제가 안보리에 계류중이라도 단계적 조치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며 따라서 북한과 한미간의 대화는 계속 될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측도 일면에선 미상원이 대북제재를 클린턴행정부에 건의하는등 강경대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으나 미국은 여전히 대북대화를 추진하고있다. 최근 빌리 그레이엄목사를 통한 워싱턴과 평양의 교신이라든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워싱턴행을 미정부가 허용한것등은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최근 청와대당국자와의 협의를 통해 북한핵문제가 IAEA등 국제사회의 요청으로 유엔으로 넘어가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는 한국과 함께 대화를 통한 북핵해결을 계속한다는 기존 방침을 거듭 확인한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한핵문제는 ▲국제사회의 강경해진 태도변화 ▲한미간에 합의된 「당근과 채찍」의 병행제시 ▲북한 핵개발 의지의 강도가 맞물린 가운데 21일의 IAEA이사회를 분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찾아가고 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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