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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노연 사무실의 설전/박천호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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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노연 사무실의 설전/박천호 사회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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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를 부술 수는 없다』 『회사내 구조적 문제점이 이번 기회에 해결되면 당장은 타격이 있더라도 결국 새로운 재기의 기회가 될것이다』 5일 상오10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전국보험노동조합연맹 사무실은 철로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평행선을 긋고 있었다.

 공방전은 영업사원이 대부분인 2백여명의 한국자동차보험 노조원들과 전국보험노동조합연맹 권세원위원장간에 벌어졌다.

 노사갈등과정에서 국회노동위 돈봉투사건이 터지고 김택기사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지경에까지 이르자 노조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동부그룹본사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노조원들이 보험노련 사무실로 몰려간것이다. 이들이 권위원장을 찾은것은 자보전노조위원장으로 그동안 김철호현노조위원장과 자보 노사분규를 이끌어왔던 핵심세력으로 지목하기 때문.

 『전국 각 지점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있고 영업사원들이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지경이다. 회사가 망하면 당신들이 월급줄거냐』 『우리가 투쟁에 나서지 않으면 회사의 부당한 처사가 계속될것이고 결국 우리만 망한다』

 『아무리 그럴듯한 대의명분을 가진 일도 노조원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노조는 당연히 나서서는 안된다』 『노조집행부는 여러분들의 공정한 선거를 통해 뽑힌 사람들로 이번 투쟁도 정당한 위임권을 행사받아 시작된 것이다』

 지루한 설전이 계속되는 도중 『여러분들 중에 혹시 회사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이 있는것이 아니냐』는 권위원장의 한마디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격앙됐다.『위원장이 노조원을 믿지 못하면 도대체 누굴 믿는가』 『당신들은 회사일은 제대로 하지않고 노조활동에만 열을 올리는 노조꾼들이다』

 2시간의 대화에도 양측은 입장의 차이를 한치도 좁히지 못했다. 「돈봉투 사건」이 빚어낸 의혹과 불신이 또다른 곳으로 번져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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