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력강화에 총력/2쳔년 연생산 5백만대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일본으로 서진해온 자동차산업이 과연 한국에서 꽃을 활짝 피울 수 있을것인가.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국가경쟁력의 첨병역할을 하면서 세계자동차산업의 선두그룹에 끼이느냐 아니면 변두리시장을 기웃거리다 도태되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다. 76년 현대자동차의 「포니」를 시작으로 세계 15번째 자동차생산국 대열에 오른 이래 「초고속질주」를 거듭, 지난해에는 「신기록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처음으로 연간생산실적이 2백만대를 넘어섰고 승용차내수판매대수가 1백만대를 돌파했다. 수출도 88년 57만6천대의 기록을 5년만에 갱신, 63만9천대의 실적을 올렸다.
한마디로 사상최대의 전성기를 구가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내년에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캐나다를 제치고 일약 세계6위의 자동차생산국가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X―5프로젝트(세계자동차생산 5위진입목표)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2000년에는 연간생산능력이 5백만대를 넘어서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5위의 자동차생산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 대우 기아등 자동차3사는 각각 2000년까지 세계10대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한다는 목표아래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해외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생산능력 1백15만대로 세계 12위인 현대자동차는 2000년까지 연산 2백만대규모로 생산능력을 높일 계획이다. 65∼70만대규모의 기아와 대우도 각각 해외와 국내생산분을 합쳐 연생산대수를 2백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5백만대 국내생산으로 세계 5위생산국에 진입하고 국내자동차회사가 세계10대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하는것도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의 반대편에는 커다란 위기의식 또한 도사리고 있다. 생산능력을 전망치대로 확대할 수 있을만큼 국산자동차가 제대로 팔릴것인가 하는것이다. 한국산 차가 제대로 팔리려면 가격경쟁력과 함께 품질이 앞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것이 기술이다.
최근 수년간 독자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선진국시장에서 우리자동차에 대한 기술적 평가는 바닥에 가깝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정비공장 방문횟수를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현대자동차의 품질이 87년이후 57%나 향상된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자동차와의 소비자만족도 및 품질비교에서는 여전히 하위수준에 머물렀다. 겉모양은 선진국차에 손색없이 매끈하게 만들 수 있게 됐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 수는 있게 됐으나 아직 냉철한 소비자들로부터 정상급의 차로 인정받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산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금형설계기술 정밀기계가공기술 특수용접기술 소재기술등 4개 기초기술의 낙후성이 품질향상의 최대장애가 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기술의 개발없이는 저가·후진국시장위주의 「틈새시장」을 벗어나 고가격 고품질의 승용차를 생산, 판매하는것은 불가능하다는것이 산업연구원의 결론이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기술이라는 재추진역량을 비축하지 않고 가격에 의존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한 엄청난 가격경쟁력에 의해 세계의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자동차산업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주장이다.【김준형기자】
◎“차 선능·질 선진국수준으로”… 우리사전략 이렇다
○백효휘 현대자 해외영업본부장/서비스개선 “고객만족” 역점
현대는 엔고등 무역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가격과 물량위주의 수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질위주의 수출드라이브로 해외시장에 파고들 계획이다.
우선 엔고의 기회를 백분활용, 해외에 확고한 시장기반을 뿌리내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차의 위치를 뒤흔들어놓겠다.
이를 위해 국제적인 첨단기술로 무장된 신제품을 해외시장에 소개하고 대대적인 광고전략으로 브랜드이미지 제고에 주력하겠다.
특히 가격에만 의존하는 마케팅전략에서 벗어나 제품의 질과 성능면에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상품차별화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또 전세계에 구축된 애프터서비스망을 재점검하고 공장 및 현지대리점에서의 정비교육을 충실히 수행, 고객만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김신정 대우자 해외전략전무/해외생산망 확대… 연구개발센터도 추진
대우자동차는 본격적인 국제화시대를 맞아 해외 생산망확보및 선진기술습득등 국제경쟁력강화에 사운을 걸고 한판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대우는 이미 우즈베크공화국에 연산 20만대규모의 생산공장을 건설중이며 이란 5만대, 베트남 2만대, 필리핀에 2만대규모의 승용차공장과 중국에 5천대 규모의 대형버스공장 합작계약을 모두 끝마쳤다.
또 올해안에 루마니아 20만대, 리비아 5만대, 중국에 30만대규모의 승용차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세계수준의 기술능력 확보를 위해 독일과 미국에서 자동차 전문기술자 2명을 채용, 신차를 개발중이며 영국의 자동차디자인및 엔지니어링회사를 인수했다. 현지실정에 맞고 미래지향적인 자동차 개발과 첨단기술확보를 위해 독일및 미국에 연구개발센터 설립도 추진중이다.
○김승안 기아자수출본부장/철저한 AS관리로 이미지 제고
기아는 제조원가를 낮추고 질과 양을 동시에 높이는 수출전략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수출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품질개선, 애프터서비스 지원강화와 함께 완성차수출과 현지조립방식(CKD)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양적인 증대를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빅3가 비용을 절감한 소형차생산을 개시하고 있어 과거 프라이드의 미국내 좋은 평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고품질로 대응하며 포드와의 합작사업인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의 수출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유럽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침체가 예상되지만 고품질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로 기업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남미 중동 동구지역등에 대해서는 수출선다변화등을 통해 개방화 초기수요를 최대한 흡수토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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