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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거래해야 유리” 계산된 전략/IAEA 사찰회피 북의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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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와 거래해야 유리” 계산된 전략/IAEA 사찰회피 북의 속셈

입력
199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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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카드 남겨 「열매 최대한 얻기」 의도 유엔안보리제재를 불사할듯 하는 북한의 핵협상태도는 미국과의 고위급회담 때까지 핵협상카드를 전가의 보도처럼 지켜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는 계산된 의도에서 나온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재 빈에서 진행중인 협상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요구하는 7개핵시설에대한 전면사찰을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5메가와트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에대한 사찰을 수용할 경우 장차 개최될 3단계 북―미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은 그만큼 협상카드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녕변미신고시설에대한 특별사찰문제가 계속 협상카드로 남지만 IAEA사찰에 합의할 경우 그것이 선례가 돼 다시 IAEA를 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될 가능성도 커지게된다. 그 경우 북한은 초강국인 미국과의 협상을 완전히 빈손이 된채 맞아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것같다.

 북한으로서는 자신이 원하는것을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IAEA에 게 귀중한 대미협상카드를 내줄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특사교환을 통해 우리측과 핵문제의 일부를 해결한다는것은 더욱 기대할 수 없는 일일것같다.

 북한의 감춘 속셈은 가능한한 많은 카드를 지닌채 미국과의 거래에 임해 일거에 많은것을 얻어내야 한다는것으로 읽혀진다. 이같은 해결방식이 북한측이 주장하는 일괄타결이며 북한은 그같은 타결이전에 IAEA와 어떤 거래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의 북―미접촉이후 우리측에서는 한동안 북한이 IAEA사찰수용, 남북특사교환등 수순을 수용하면서 기존의 태도를 변화시켜 나갈것이라는 일부 희망적인 관측이 한동안 팽배했다. 불과 1개월여만에 북한의 태도는 여전히 한치의 변화도 없는것으로 드러나고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의사가 가장 집약돼 정리된것은 지난해11월11일 북한 강석주외교부 부부장의 담화로 꼽힌다. 

 이 담화에서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회원국으로서의 핵사찰은 미국과의 3단계고위급회담 이전에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측이 변하기(팀스피리트훈련중지등 안전보장과 경수로지원등 경제협력) 전에 북한이 변할 수 없다. ▲전면사찰을 강요하면 NPT조약밖으로 나가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이후 나온 빈에서의 협상입장, 1월31일 외교부대변인 성명등은 모두 일관된것으로 강석주담화의 테두리에서 벗어난것이 없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약소국으로서 초강국인 미국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북한측 태도를 분석해낼 수 있을것』이라며 『북한으로서는 한발짝의 양보가 전면패배로 이어질것이라는 경직된 의식을 갖고 있는것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초점은 북한이 일관성있게 고집해온 협상카드를 제재국면에 들어가기 전에 포기할것이냐,또는 제재가 시작된 가운데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 

 정부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제재국면을 각오한 협상시나리오를 갖고 있으며 이후 유엔안보리를 매개로 미국과의 일괄타결협상을 노리고 있을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북한핵문제는 극적인 타결없이 예상보다 훨씬 장기간 우리측을 고민에 빠지게 할것같다는것이 많은 사람들의 우려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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