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론 한계”/지상고도따라 다단계 요격가능 “최첨단”/한국엔 구형판촉… 「떠넘기기」의혹 가중 일본과 미국이 북한의 노동미사일에 대비, 전역미사일 방위(TMD: THEATER MISSILE DEFENCE) 체제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기존 패트리어트미사일로는 대공방어체제에 한계를 느껴 차세대 타드 및 에린트미사일을 활용한 다단계미사일요격망구축을 서두르고 있는것이다. 미국과 일본 국방관계자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호놀룰루의 미태평양사령부에서 TMD개발 1차회의를 마쳤다. 이를 통해 양측은 미사일 요격망구축에 따른 제반기술문제를 검토하는 한편 이에 따른 재원조달문제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2차 실무협의도 조만간 갖고 TMD구상에 박차를 가할 작정이다.
TMD계획은 80년대 미레이건행정부가 추진한 전략방위구상(SDI)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SDI가 장거리미사일(ICBM)을 우주에서 격퇴한다는 전략인데 비해 TMD는 이를 보다 현실화시켜 국지전에서 적의 중거리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의 TMD계획 동참을 촉발한 직접적인 도화선은 사정거리 1천급 북한 노동미사일이었다. 일본방위청은 노동1호가 지난해부터 실전배치돼 일본 나고야(명고옥) 서부지방이 북한의 공격사정권에 들었다고 판단, 대공방어체제의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꾀하고 있다.
미국도 TMD계획을 신방위정책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레스 애스핀미국방장관도 올국방예산책정에서 SDI부문 예산은 대폭삭감하면서도 TMD사업예산은 7억달러에서 10억8천만달러로 대폭증액시켰다. 미국방부 정책입안자들은 앞으로도 3백억달러규모의 SDI추진계획을 계속 축소조정하는 대신 보다 현실성있는 TMD계획에 진력할 작정이다.
TMD구상은 재래식 지상미사일요격망에 기초를 두고있다. 즉 적국이 1천안팎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정찰위성이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가 이를 감지, 지상요격미사일을 유도하며 이를 공중에서 격퇴한다는게 요지다.
TMD의 탄환격인 지상미사일은 크게 3가지. 최고공방위미사일인 타드를 비롯 에린트미사일 및 개량형 패트리어트미사일(PAC2)이다. 적미사일이 발사되면 타드가 지상 1백60의 대기권밖에서 1차요격한 뒤 실패할 경우 사정권15의 에린트미사일과 8의 패트리어트미사일이 차례로 발사된다. 3단계의 요격망이 그물로 짜듯 촘촘한 요격망을 구성, 적미사일을 공중분해시킬 수 있다는게 관계전문가의 분석이다.
하지만 에린트와 타드미사일의 실전배치나 개발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개당 2억7천6백만달러 가격의 에린트는 현재 개량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대당7억3천4백만달러의 타드는 96년까지 개발을 완료, 2000년대부터 실전배치될 계획이다.
물론 TMD체제가 진용을 갖춘다 해도 문제점은 남는다. 중거리미사일이 다탄두를 탑재하거나 크루즈미사일처럼 저공비행으로 목표지역에 날아들 경우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다. 하지만 북한이나 이란, 시리아등 제3국이 다탄두탑재 기술이나 크루즈개발기술을 갖기위해선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TMD는 효과적인 요격망이 될 수 있다는게 서방군사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본과 미국의 TMD체제 공동추진은 한반를 둘러싼 안보환경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냉전시절 미·일, 한·미의 쌍무적 동맹형식으로 동북아전략 균형을 이뤄온 미국이 한국에는 개량형도 아닌 구식 패트리어트미사일을 제공하는 한편 일본과는 첨단 다중요격망을 추진한다면 향후 지역정세에 미묘한 기류변화를 몰고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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