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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압박 넘는 「최후통첩」 성격/미 “팀훈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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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압박 넘는 「최후통첩」 성격/미 “팀훈련 실시”

입력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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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입장 강조불구 시기상 큰무게/북한 최근 강수구사에 되치기공세 팀스피리트(T·S) 한미군사합동훈련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태도와 한반도 안보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미국측 입장은 지난해 11월23일 워싱턴에서 있었던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미대통령간의 양국 정상회담결과로 이미 공표된바 있고 적어도 이 입장이 변화된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따라서 『T·S훈련을 언제든지 즉각 실시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미국방부의 1일 논평은 기존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일뿐 달리 해석할 방도는 없는 셈이다.

 다만 북핵협상이 한창 진행중인 와중에서 미국측이 취한 일련의 움직임에 T·S문제를 대비시킬 경우 느낌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가능한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며 한반도 주변강국인 중국·일본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클린턴정부출범이후 추구해 온 진보적 외교정책은 결과적으로 북핵협상의 진전을 가져오지 못했고 이에 대한 보수세력의 이의제기를 유발하고 만것이다. 즉, 대북협상의 주무부서인 국무부는 여전히 온건론을 바탕으로 한 대화만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미국방부나 정보국(CIA)은 이같은 방식은 실효성이 없다며 결국 북한을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한 백악관의 태도는 중립적이다. 한마디로 북핵협상에 임하는 미국정부의 자세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입장조율이 어려워 선뜻 협상카드를 일관되게 유지하기가 힘들었다고 봐야 한다. 미국측과 수시협의관계에 있는 한국정부 역시 비슷한 사정인 것 같다.

 북한은 이같은 틈새를 이용해 변화무쌍한 협상카드를 선보이며 한·미양국을 사실상 흔들어 온 셈이다.

 결국 북한의 핵투명성보장을 위한 미국의 외교목표는 현 단계에서 심한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북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딜레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북한측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유보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한 전날 성명에 대해 미국측은 내심 당황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왜냐하면 북한은 NPT완전탈퇴를 끝내 감행할 경우 그 순간부터 NPT회원국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인만큼 사찰의무를 벗게 된다. 이 경우 미국측은 제재조치를 불사하려 하겠으나 이미 회원국이 아닌 북한문제를 유엔안보리로 가져가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또 협상을 질질끌며 북한을 달래볼수도 있겠으나 그러다가 북한의 핵무기개발이 이루어지면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미국은 매우 초조한 입장이 되었고 핵문제의 조속한 매듭을 위한 외교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공세는 단순한 엄포용내지 압력카드가 아닌 「외교적 최후통첩」이라는 성격을 띤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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