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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IAEA 협상 「미중재」 손짓/북 NPT관련 성명… 정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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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IAEA 협상 「미중재」 손짓/북 NPT관련 성명… 정부 시각

입력
199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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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책임 미에 전가… 압력행사 요구/핵해결후 대미관계 입지강화 의도도 북한이 31일 외교부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유보결정을 취소할수있다』고 발표한것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핵사찰협상이 정체국면을 맞고있는데 대한 「대미메시지」로 볼 수있다. 즉 IAEA와의 빈협상이 1월 한달동안 여섯차례나 열렸으나 원칙론적인 줄다리기만을 계속해온데 대해『다시 미국이 나서야한다』는 일종의「경고성 요청」이라는 것이 우리정부의 인식이다.

 이와함께 현재 교착상태에 들어있는 북·IAEA협상의 원인을 미국의 약속위반에서 찾음으로써 「핵사찰 이후」에 예정된 미북고위급회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고양시켜놓겠다는 장기적 계산까지 내포돼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또 북·IAEA간, 나아가서 미북 혹은 북·유엔과의 관계가 여의치 않아질 경우에도 대비한 사전 안전판 마련의 계산까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미국과 북한은 사실상의 마지막 실무접촉을 갖고『북한은 IAEA의 핵사찰을 수용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3단계고위급회담을 열어 관계개선등 제반문제를 협의한다』는데 합의했다. 그결과 북한은 IAEA와의 구체협의를 시작했으나 「쳇바퀴」만 돌리는 형국이 되고있다. 북한은 미국과의「약속」에 따라 『핵안전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범위내에서 한차례의 통상사찰을 받겠다』는 것이며 IAEA는 NPT의 규정에 따라『핵무기개발의 의혹을 해소시킬수 있도록 완전한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여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들의 문제를 IAEA테이블에서 찾기보다 또한번의 미북접촉에서 찾겠다고 판단한 듯하다. 북한 외교부대변인의 이번 성명이 그 대상을 미국으로 잡고있으며 요구내용도 지난 연말의 「미북합의」를 근거로 하고있는 대목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즉 미국이 IAEA에 요청해 북한의 입장을 수용토록 조치하지 않으면 IAEA와의 협상 결렬을 미북간의 접촉실패로 간주하겠다는 뚜렷한 대미메시지를 담고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와함께 최근 미국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자신들과의 약속을 위반하고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은 성명에서 『미국이 팀스피리트훈련을 중지해도 다른 훈련은 계속하겠다고 하고 패트리어트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면서 『평화적 해결의사가 없이 힘으로 북한을 압살하려는 속셈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현재까지 북한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IAEA정기이사회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핵사찰과 관련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IAEA가 북한에 대한 핵사찰을 「NPT회원국의 의무」로 규정하려는데 대해『북한은 아직 NPT복귀를 완전히 선언하지 않은 만큼 회원국으로서의 의무가 아니라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북한의 선의」로서 통상사찰을 허용해주겠다』는 명분을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관계자는 이와관련, 『한미간의 변함없는 인식은 북한이 IAEA와의 핵협상을 성사시켜 사찰팀의 입북을 허용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NPT탈퇴유보 철회는 유엔안보리 제재결정까지의 유예기간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은 북·IAEA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한 더이상의 실무접촉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북한의 「대미메시지」로 미국과의 새로운 접촉을 얻어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성명으로 내부적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의 지난해 막후실무접촉에서 「IAEA사찰팀 입북― 미북3단계고위급회담 개최―NPT완전복귀―미북관계개선」이라는 타임테이블에 사실상 합의한 북한으로서는 내부 설득용 강경자세를 피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오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전후해서 IAEA사찰팀이 입북하게될 공산이 크다는 현재의 상황도 고려됐을 것으로 한미양측은 인식하고 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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