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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방추세 속 유화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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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방추세 속 유화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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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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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위상 격상·조직확대/천도교 만5천여명 “전체신도의 43%”/“정치예속… 대외 선전용” 우려는 여전 80년대 후반 김일성주석은 함경북도의 한 별장에서 월북 반한인사최덕신(89년사망)에게 『돌아가신 어머니 (강반석)가 자꾸 꿈에 나타나 괴롭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 천도교교령의 신분으로 월북해 천도교중앙위원장직에있던 최는 이말을 듣고 강반석이 다니던 기독교교회를 복원하라고 건의했다. 

 봉수교회와 함께 북한에서 허용된 단 2개교회중 하나인 반석교회(칠골교회)는 이렇게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교회에서는 예수의 십자가상과 함께 강반석의 대형흉상이 세워져 신도들의 「참배」를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었다. 북한을 방문한 재미동포 목사가 부당성을 지적해 흉상이 옮겨질 때까지 반석교회의 「우상숭배」는 계속됐다.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목사가 부흥회를 개최한다며 지난27일부터 방북한 가운데 우리측에서는 각 종교단체들이 북한과 교류를 갖기 위한 경쟁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도교중앙총부 오익제교령은 지난해 10월19일부터 이틀간 북경에서 북한 유미영천도교중앙위원장과 만나 상호교류및 동학1백주년 기념사업 공동개최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2월초 판문점회담을 추진하려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협의회(KNCC)는 2월2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KNCC총회등 각종 종교행사에 강영섭조선기독교연맹위원장등 간부들을 초청키위해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우리측 종교계의 이같은 「북한열기」를 부채질하듯 최근 북한당국도 종교에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92년4월 개정된 헌법에서는 종교조항(62조)의 「반종교선전의 자유」부분이 삭제되고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을 허용하는 자유를 반영하는등 큰 변화가 있었다. 최고인민회의 제9기대의원(임기95년까지)중에는 조선기독교연맹위원장 강영섭과 서기장 고기준,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박태호, 천주교인협의회대표 장재철, 천도교의 정신혁, 유미영등 종교계대표가 포함돼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북한의 종교세력중 가장 주목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천도교. 지난해7월24일 천도교중앙위원장에 취임한 유미영(최덕신의 처)은 12월8일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위원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통일원에 의하면 북한내 천도교신도수는 1만5천여명으로 전체 종교신도 3만5천8백여명의 43%를 차지, 가장 교세가 크고 또 유일하게 전위정당인 천도교청우당을 갖고 있다. 예배소도 전국에 8백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도교청우당은 지난해 12월16일 중앙위제6기22차전원회의를 열어 강령및 규약을 수정, 당면목표를 자주적 평화통일로 정하고 당원자격을 「만20세이상의 남녀천도교인」에서 「만18세 이상의 모든 민족구성원」으로 고쳐 조직확대를 위한 작업을 마쳤다. 지방조직도 종무원을 시·군에만 두던것을 도·직할시에도 두기로 하는등 강화해 천도교를 통해 모종의 대남정책을 추진키 위해 사전준비를 하고있는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을 낳았었다.

 천도교와 기독교 불교 천주교등 4개종교단체는 89년 조선종교인 협의회를 결성했으나 모두 대남전위기구인 「조국통일 민주주의전선」에 소속돼 있고 단체대표들도 통일정책심의위원회에 소속, 북한당국의 종교완화정책이 대남사업추진의 필요에 따라 이루어졌을것이라는 분석을 낳게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북한에서는 반석교회의 일화가 시사하듯 아직 종교는 자유가 보장되지 못한채 정치에 철저하게 예속된 신앙의 공백지대로 남아있다는게 대부분의 평가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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