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4.01.31 00:00
0 0

 최근에 중국을 방문했던 친지로부터 들은 얘기다. 변호사겸 교수인 그가 북경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였다. 본회의가 열리기 전날 저녁에 이붕총리가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 주요테이블을 돌며 건배하던 이총리가 다가와서 건배를 제의하며 『어디서 왔느냐』고 묻더라는것.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이총리는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한잔 더하자』며 옆자리에 앉더니 60∼80년대의 한국의 경제개발과 산업화과정에 관해 많은 것을 물어왔다. 기회다싶어 그도 질문을 했다. 『중국이 지금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부딪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냐』고―. ◆이붕총리는 한마디로 대답해 줬다고 한다. 『문화대혁명때 교육을 망쳐놓았던 후유증이다. 그때 한참 배웠어야 할 세대가 문혁에 쫓겨 배우지 못했다. 이들이 지금의 40∼50대다. 경제개발의 중추역할을 해야할 이 연령층의 인적자원이 배우지 못했다는게 가장큰 난제』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지난66∼77년 사이에 모택동에 의해 추진된 중국상층부의 권력쟁탈전인 문화대혁명은 엉뚱하게 중국교육을 망쳐놓았었다. 청소년들은 홍위병 노릇하느라고 공부를 못했다. 대학생들은 「농촌에서 배우라」고 시골로 쫓겨나 교육의 암흑시대가 10년여나 지속됐다. 그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 중국산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교육실패의 쓰라린 체험을 우리에게 대입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병든 교육풍토와 수월성추구를 할수 없는 교육현장을 그대로 방치하면서 「국제화」와 「경쟁력강화」를 외쳐봤자 그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국가경쟁력 강화는 기본적으로 교육에서부터 추구해야한다. 교육개혁을 서둘러야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통치권에서 빨리 알았으면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