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등 부인불구 선별구제설 무성/“박철언·박태준씨는 시기상조” 우세 김종인의원의 집행유예석방은 6공과의 화해를 예고하는 신호탄인가. 『김의원의 신병문제는 어디까지나 사법부의 고유한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원론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아주 완곡하게나마 현정권이 6공을 포함한 「과거」와의 관계개선을 시작했다는 시각이 많다. 사안이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김의원이 석방되던날 이건개전대전고검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것도 구여권을 달래기위한 조치의 하나라는 해석마저 나오고있다. 따라서 구속중인 박철언의원과 군관계자들,기소중지상태로 해외유랑길에 오른 박태준 이원조전의원 김종휘전청와대외교안보수석등의 처리향방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있다.
청와대와 민자당은 『문민정부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어떠한 형식이든 외부입김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수없다』며 김의원석방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있다. 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김의원이 재판과정에서 순순히 수뢰사실을 시인했고 이미 8개월간의 옥고를 치른만큼 일반형사사건의 관례에 비추어도 충분히 집행유예판결이 내려질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판계류중이거나 수사중인 정치인 관련사건에 대해서도 법원과 검찰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고 「과거에 대한 사면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오비리락격이라해도 결과론적으로 김의원석방은 구구한 정치적 해석을 낳을수 밖에없다. 무엇보다 김의원의 석방이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6일 연두기자회견에서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화합정치를 밝혔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여권전체의 정국운영방향이 국민화합쪽으로 크게 선회하기 시작했고 김의원의 석방도 이에 따른 것이라는 얘기이다. 더욱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전현직 대통령 4인의 오찬회동에서 노태우전대통령은 김대통령에게 구속된 6공인사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기도 했다. 또 민자당내 민주계 일각에서도 과거에 대한 단죄를 끝내자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인사들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관용조치가 내려지는게 바람직하다는 건의가 청와대에 올라갔다는 말도 있다. 특히 지난연말 서석재전의원의 사면복권조치와 형평을 맞추기위해서라도 일부 6공인사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6공인사 전체에 대한 일괄적인 정치적 해결방안이 뒤따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않다. 아직 과거와의 완전한 화해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김의원의 경우도 선별적 케이스에 해당될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박철언의원이나 박태준전의원에 대한 정치적 구제는 그 가능성이 별로 없어보인다. 우선 박의원은 지난 대선과정에서의 적대관계도 있지만 아직도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정치탄압의 희생자라면서 무죄를 주장하는등 현정권에 대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있다. 또 박전의원도 일본에서 귀국을 거부하며 월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대통령과 현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었다.
현정부가 공개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있는 인사들에게까지 적극적인 배려를 할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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