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출공룡” 미 현지르포/캘리포니아·아칸소 등 주산지/한·일 입맛 겨냥 연구비 물붓듯/새크라멘토엔 곡물수출 전용항… 신품종개발 미 민간회사 30곳 오는 6월9일로 창간 40주년을 맞는 한국일보는 지난해말부터 대규모 해외기동취재반을 가동하고 있다. 편집국 소속 기자 10명과 미주상주특파원 6명등 16명으로 구성된 해외취재반 제1진은 현재 미국 멕시코등지를 오가며 변혁의 현장을 취재중이다. 이들의 심층취재를 모아 매주 한차례씩 특집을 꾸민다.【편집자주】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이 타결된지 한달보름이 된 지금 미국의 쌀수출업자들이 일본과 한국의 쌀시장 공략을 목표로 총력수출 채비에 들어갔다.
미국 「칼로스」쌀의 주산지인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항구의 곡물수송 전용항구는 높은 기계음속에서 쌀을 선적하는 인부들로 부산하다.학교운동장 만한 거대한 창고마다 일본으로 가기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쌀포대들이 가득하고 부두에 정박한 2만톤규모의 쌀수출선에는 선적작업이 한창이다.
○10년만에 특수기대
항구 주변의 정미회사와 농민조합의 도정공장들은 매일 24시간 가동체제에 들어갔고 그런 와중에서도 공장을 움직이는 그리 많지않은 직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신바람이 나있다.
이런 광경은 세계적인 쌀부족난으로 미국농가와 곡물메이저들이 톡톡히 재미를 보았던 80년대 초 이래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항구를 운영하는 새크라멘토항만청의 마케팅매니저인 로버트 왓슨씨(61)는 『일본의 쌀흉작으로 지난해 말부터 대일 수출이 급증, 지금까지 10척의 곡물수송선이 오갔으며 올해 말까지 일본 쌀생산량의 4%인 40만톤을 수출하기로 돼있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 항구에 도정공장을 둔 캘리포니아 쌀생산업자협회(RGA)의 한직원은 『마음만 먹으면 더 수출할 수도 있지만 품질유지를 위해 무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다시 자동차로 99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2시간을 달린 끝에 도착한 곳은 쌀농장이 밀집한 뷰트카운티의 「빅스」마을. 끝없이 펼쳐진 들판 한가운데는 새크라멘토지역 농민들이 운영비를 대는 캘리포니아쌀 육종시험장이 있다.
생각과는 달리 시험장 건물의 외형이나 제반시설은 수원의 농촌진흥청 수도육종과 실험실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초라했다. 연구인력도 농학자1명에 벼육종전문가 3명, 식물병리학자1명등 겨우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지난 48년 칼로스쌀이 개발됐으며 지금도 매년 수억원을 들여 한국과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신품종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메이저들 로비앞장
이 연구소는 1912년 현지주민들에 의해 설립돼 60년대 말부터는 이지역의 모든 농민들이 매년 자기 쌀생산량의 일정액(생산량45㎏당 5센트)을 내서 운영한다. 이 연구소는 지금까지 칼로스쌀을 비롯해 27종의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내는등 미국 쌀농사 경쟁력의 발원지 역할을 해오고있다.
89년께 수원의 수도육종과실험실서 1개월여간 한국쌀을 연구한적이 있는 이곳 벼육종전문가 켄트 매켄지박사는 도표까지 곁들여가며 『시험개발에 투입된 자금에 비해 신품종개발로 쌀생산농가에 돌아간 이익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쌀육종실험실은 이곳뿐만 아니라 아칸소나 미주리, 루이지애나, 텍사스, 미시시피등 미국의 다른 벼농사지역들에서도 농민조합이나 정미회사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도정회사의 연구소에서 개발한 신품종은 특허권이 주어져 독점상품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신품종을 개발중인 회사만도 모두 30여군데에 이른다.
농민들과 대규모 곡물메이저들의 중간에서 쌀의 가공·유통을 담당하는 이들 정미회사와 농민조합은 자신들이 생산해내는 쌀의 품질 홍보는 물론 농민들의 이익대변이나 은밀한 대정부 로비에 이르기까지 미국 쌀산업의 핵을 이루고있다.
일본쌀과 중국쌀 종자를 들여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변종쌀을 생산해놓고 우리의 식탁을 노리고 있는 미국.
끝이 보이지 않는 농장에서 초대형트렉터와 비행기까지 동원해 농사를 짓는 미국농가에 대응하는 길은 부단한 품질향상노력뿐이라는게 취재진의 결론이었다.【새크라멘토=홍윤오기자】
◎황금의주 캘리포니아
▲별칭―「황금의 주」(엘도라도:GOLDEN STATE)
▲위치―태평양연안, 남쪽 멕시코와 접경(58군으로 구성)
▲주도―새크라멘토
▲역사―1542년 카브리오(스페인)에 의해 최초 발견. 1848년 미영토로 확정. 금광개발 붐 시작
▲특산물―쌀, 채소, 과일, 면화, 석유, 천연가스, 납
▲인구―2천3백66만8천여명
▲면적―남한의 4배이상(41만1천42㎢)
▲관광명소―요세미티 국립공원, 세코이아 킹 국립공원, 샌프란시스코만등
▲출신명사―리처드 닉슨, 존 스타인벡, 로널드 레이건
◇해외기동취재반
▲정숭호(경제부기자)
▲이기창(문화부기자)
▲조재용(정치부기자)
▲신상순(사진부기자)
▲진성훈(편집부기자)
▲이광일(주간한국부기자)
▲홍윤오(전국부기자)
▲고태성(국제부기자)
▲유승호(사회부기자)
▲장래준(체육부기자)
▲정일화·정진석(워싱턴특파원)
▲김수종(뉴욕특파원)
▲이준희·홍성필(LA특파원)
▲김인규(상파울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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