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아침 청와대와 민자·민주당등 정치권은 느닷없는 여야 영수회담설로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확인요청을 받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한사코 부인의 손길을 내저었다. 청와대는 『우리가 영수회담을 위해 언제 민주당과 접촉했다는 말이냐』고 항변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영수회담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어떤 연락이나 통보를 받은바 없다』고 말했다. 결국 양측에 의하면 영수회담 얘기는 애당초부터 없었던 것 이었다.
이들이 처음부터 부인으로 확실한 가닥을 잡았던데 비해 민자당은 불과 몇십분사이에 시인과 부인사이를 오가며 「헤맸다」. 하순봉대변인은 상오의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현재까지 영수회담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있을것으로 보인다』고 회담성사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새해도 시작됐고 주요국정현안을 논의할 2월임시국회가 예정돼 있으므로 이런 시기에 영수회담이 열리는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보고됐던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의 발표내용은 불과 얼마안돼 완전히 뒤집어졌다. 하대변인이 발표를 하고 김종필대표수행을 위해 당사를 떠난지 30여분뒤 기자실을 찾은 조용직부대변인은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졌거나 물밑에서 추진을 위한 논의가 이뤄진 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자들이 발표의 근거를 다그치자 조부대변인은 서청원정무장관에게 확인했다면서 곤혹스러워했다. 서장관은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개진을 했으나 청와대로 짐작되는 외부와 통화를 한뒤 급히 조부대변인을 찾았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미뤄보면 하대변인의 발표를 전해들은 청와대측이 서장관으로 하여금 하대변인의 발표를 「번복」토록 만든 것으로 짐작된다.
청와대와 민자당의 이같은 「음성다중방송」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원인제공은 항상 힘있는 곳이 했다. 영수회담관련 발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아 주기에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있는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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