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는 빈틈을 노린다. 저항력이 떨어진 인체에 병균이 침범하듯 치안상태의 허점을 뚫는다. 올들어 수도권일대에서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3인조 떼강도사건은 경찰이 범법자들에게 얼마나 큰 빈틈을 내보이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3인조강도가 날뛰기 시작하던 지난 11일 발각된 서울시내 한 경찰서 형사과직원들의 떡값수수사건이 경찰의 흐트러진 복무자세의 한 단면이다. 관내 유흥업소에서 챙긴 떡값을 나눠갖고 상납업소명단을 돌려보며 단속때 위반사실을 눈감아주기도 했다.
하루뒤인 12일 폭력배들이 파출소에 난입, 조사를 받고 있던 기소중지자를 탈취해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민들은 「무법천지」란 말을 실감했다. 폭력배들은 민생치안의 첨병이랄 수 있는 파출소의 공권력을 무시하고 40여분간이나 기물을 부수는등 행패를 부렸다. 이날은 제2차 범죄소탕 1백80일작전이 시작된 날이었다.
급기야 경찰청은 13일 전국 지방경찰청 방범·강력과장연석회의를 긴급소집, 비상근무체제로 민생침해범죄를 완전소탕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3인조 떼강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도권일대의 금은방 여관 카페 아파트등을 대상으로 강도행각을 계속하고 있으며 경찰은 실마리조차 잡지못하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의 「체감치안」은 더욱 춥다.
날밤을 새워야 하는 범죄소탕작전에 형사과 직원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다. 경찰에도「3D」부서가 있다. 문민정부출범 이후 사정이 강화되면서 형사업무는 경찰관들에게 기피대상 제1호가 됐다. 고생만하는 형사업무보다 편하게 일하는 자리만을 선호한다. 이래저래 일선경찰관들의 사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민생치안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경찰이 복무기강을 문민정부에 걸맞게 하루빨리 정착시키는 것은 절대절명의 과제다. 국민 개개인도 범법자에게 허점을 보이지 않는 노력과 활발한 신고정신으로 경찰을 도와야 한다. 1가구 1경찰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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