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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자들의 망언/김동영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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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기자들의 망언/김동영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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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정도6백년중 70년이라면 결코 짧은 역사가 아니다. 그 만큼의 긴역사를 가진 조선총독부건물을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없애려는것은 일종의 역사파괴행위가 아닌가』 『조선총독부의 철거가 역사적인 면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건물자체로는 훌륭한데 해체하는 것은 아깝지 않은가』 26일 하오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원종시장초청 서울정도6백년 관련 외신기자회견에서 일본기자들이 쏟아낸 당돌한 질문들이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30여명의 외신기자들중 상당수를 차지한 일본언론인들은 시작부터 회견주제인 정도 6백년문제보다는 구조선총독부 건물인 국립중앙박물관 철거문제에 질문의 초점을 맞췄다. 이들의 질문내용도 시장의 답변을 듣기위해서라기보다는 과거 그들의 한반도지배를 상징하는 건물이 철거되는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이를 공박하기 위한것이란 느낌을 주었다.

 『이번 철거가 지방정부와의 사전협의 없이 중앙정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냐』는 비약된 한 일본 유력신문 기자의 질문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 이날 일본기자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이 건물의 현재 이름을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려는것인지 시종 조선총독부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한 기자는 당당하게 『조선총독부철거에 대해 질문을 하겠다』고 말해 참석한 우리측 관계자들의 낯을 붉히게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철거에 대한 일본인들의 거부반응은 이날 회견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일본 언론등을 통해 여러차례 나타났고 충분히 짐작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비판적이고 자유분방한 속성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일본지식인을 대표하는 언론인들이 한국정부가 난산끝에 최종결정을 내린 이 문제를 「역사파괴」 운운한 것은 또한번의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일본기자들의 이날 행태는 일본이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없이 여전히 그들의 과거 잣대만으로 오늘의 한일관계를 보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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