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강의·학술에 정진할터” 국내 최초로 박사기사가 탄생한다.
2월26일 열리는 서울대의 9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는 83년 입단한 문용직4단(35)이 정치학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88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원 정치학박사과정에 들어갔던 문4단의 학위논문은 「한국의 정당정치―민주화과정을 중심으로, 1985∼1992」. 5공치하에서 민주화요구가 본격적으로 분출되기 시작한 85년이후 우리나라 정당의 이합집산과 그 변화양상을 분석한 내용이다. 정치학에서도 정당정치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문4단은 지난해 12월 21일 논문심사를 통과함으로써 이제 정치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바둑계에서의 문4단은 83년 일반인 입단대회를 통해 데뷔한뒤 88년 제3기 프로신왕전에서 우승했고, 제5기 박카스배에서 준우승하는등 촉망받는 신예기사였었다. 그런데도 기사로서의 장래를 기약하기보다 정치학을 전공하게 된데 대해 문4단은 『대학전공인 영문학은 적성이 맞지 않았고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인간과 사회를 다루는 정치학의 큰 스케일에 빠져들게 됐다』며 『어려서부터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학졸업자도 드문 프로기사의 세계에서 바둑과 학문을 병행하다 보니 문4단의 93년 대국성적은 17승 15패로 썩 좋지 못했다.
경북 김천출신으로 11세때부터 바둑을 두기 시작한 문4단은 바둑명문 충암고에서 본격적으로 바둑수업을 받았으며, 서강대 영문학과를 나와 서강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4단은 『학위를 받게 돼 기쁘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게 급선무』라며 『앞으로 대학에서 강의하며 학문에 정진하고 싶다』고 말했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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