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료들 어제 삼성서 연수시작/의식변화·체질개선 주안… 교육내용 전적일임 민자당과 삼성, 우리나라의 집권여당과 최대재벌이 24일 처음으로「문하생과 훈장」의 관계를 맺었다. 민자당 당료 3백92명이 문정수사무총장의 인솔아래 이날낮 2박3일간의 연수를 위해 경기용인의 삼성그룹인력개발원에 입소했다. 27일부터는 2진 4백40여명이 같은 장소에서 훈련받는다.
민자당이 기업체의 연수를 받는것도, 삼성이 정치계 사람들을 교육시키는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민자당과 삼성은『당이 원하는 시기에 다행히 연수원에 여유가 있어 성사됐다』며 양측 제휴에 별다른 의미는 없음을 강조하고있다. 그러나『이번 연수를 계기로 새정부출범이후 형성된 신여권주류와 삼성의 밀월분위기가 새삼 확인됐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연수는 취임이후「정치의 경제화」를 강조해온 문총장의 작품이다. 그는 이날 입소식에서 인사말을 통해『국가경쟁력제고차원에서 정당도 보다 생산적이고 경쟁력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우리는「변하지않으면 도태되고 만다」는 냉혹한 기업의 생리를 이해하고 몸소 체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사고와 의식의 변화를 당부했다. 평소 자린고비라고 불릴 정도로「짜게」당을 운영해온 문총장은 이 행사에 4천여만원의 거액을 선뜻 투입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교육내용과 강사진 선정을 전적으로 일임받은 삼성측은 문총장의 이같은 교육의도를 반영, 정치색이 철저히 배제된 경제교육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제는「나부터 변해야 한다」로서 주제강의 현장체험사례 산업시찰 VTR시청등 4개 분야로 나뉘어져있다.곽수일 서울대교수 김동기 고려대교수 김기환 무공이사장 홍일식 고려대교수 배종렬 삼성비서실부사장 고인수 삼성이사등 1급 경제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국가경쟁력확보를 위한 의식변화와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강의도중 요소요소에서 이건희 삼성회장의 신경영전략을 의미있게 집어넣고있어 재벌다운「치밀한 계산」도 엿볼 수 있다.
정당사상 초유의 재벌연수기관 교육에 대해 민자당당직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있다. 진경탁 조직국장은『여당이 상식을 뛰어넘는 교육을 시도하는것도 개혁』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에『경제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정치는 생명력을 잃고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일부로부터 나왔다.【농인=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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