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4.01.24 00:00
0 0

 「…넓은바다 앞을재며/ 한길두길 들어가니/ 저승길이 왔다갔다… 춘하추동 사시절에/ 일기만 좋다하면/ 저바다에 둥둥떠/ 한길두길 깊은물에/ 내집같이 출입하며…」 제주 해녀들이 바다작업 틈틈이 부르는 자조섞인 노래말이다. ◆그녀들은 특히 외지인들로부터 해녀로 불리기를 싫어한다. 조상때부터 천시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혼사때의 해녀식구는 당연히 상대방으로부터 눈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70년대부터는 관청용어조차 잠녀로 바뀌었다. 그녀들끼리는 「물질」로 통해온다. 지금 잠녀가 있는곳은 제주외에 경남·전남의 8개도서지역. 그러나 그 수는 총3백명을 넘지 못한다. 반면 본고장 제주도엔 아직도 6천8백여명이 있다. 연중 단한번이라도 연령에 관계없이 물질을 하는 모두를 합친것이다. ◆그런데 이 「바다의 여인」들이 최근 격감추세를 보여 앞으로 몇년후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것이다. 연3백여만원 수입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생활수준향상이 첫째 이유이겠으나, 30대이하라야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물질인구중 현재는 40대 이상이 90% 가까이 차지하는등 젊은층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이란다. 이 역시 3D기피현상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안타까운 이유가 있다. 즉 잠수기의 개발로 대량채취가 계속되다보니 자원이 고갈되었고, 공장·호텔의 오·폐수방류가 그나마의 증식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잠녀 또한 우리의 잊지못할 전통이며 훌륭한 관광자원의 하나다. 그래서 이들의 모습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특별생활보조비를 지급해서라도 말이다. 현대화에 밀려 자꾸만 전통을 잃어가서야 되겠는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