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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현금 골동품 매입”/장씨 진술/“물의빚어 죄송” 울먹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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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현금 골동품 매입”/장씨 진술/“물의빚어 죄송” 울먹여

입력
1994.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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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어음 액수 5백억미만/“갚을능력 충분하다” 자신도/이철희씨 12년만에 다시 거액어음부도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채 잠적했다가 23일 자진출두한 이철희·장령자씨부부는 12년전과는 달리 눈물을 보이며 체념한듯한 초라한 모습이었다.

 특히 장씨는 변제능력이 있다고 애써 주장하면서도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울먹여 이번에는 「큰 손」의 종말을 스스로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이·장씨부부는 이날 하오 6시 장씨가 승용차편으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데 이어 15분뒤 이씨가 뒤따라 출두, 철야조사를 받았다.

 장씨는 청사현관에서 기다리던 사진기자들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남편 이씨가 대표인 대화산업 직원을 자칭하는 건장한 남자 3명의 호위를 받으며 검찰직원용 엘리베이터를 이용, 10층의 량인석검사실로 직행했다.

 ○…검은색투피스에 검은색 코트를 걸치고 자주색 서류가방을 든 장씨는 엘리베이터안에서 기자들이 『변제능력이 있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대답한 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도액이 1천억원이 넘느냐』고 묻자 『바로 그말 때문에 나왔다』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사기의도가 있었는가』는등의 질문이 계속되자 짜증섞인 목소리로 『조사가 끝나면 검찰이 밝힐것』이라며 울먹였다.

 ○…장씨는 검찰조사에서 재산보유현황에 대해 『부동산은 공시지가로 1천억원가량 되나 대부분 압류 또는 저당돼 있다』며 『이밖에 3백억원 상당의 골동품을 소장하고 있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특히 『92년 출소후 보유하고 있던 현금 1백억원으로 골동품을 구입해 현재 현금은 없다』고 말해 금융계에 떠돌던 실명제실시를 전후한 장씨의 골동품매입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감색 양복에 쥐색 코트차림의 이씨는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현관에 도착, 취재진의 플래시세례를 받고 김정기검사실로 향했다.

 이씨는 부도어음규모를 묻자 『5백억원이 채 안된다. 갚을 능력이 충분하다』며 『나머지는 모두 검찰에서 밝혀질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날 장씨는 두툼한 서류가방을, 남편 이씨는 노란색 서류봉투를 들고 출두했는데 검찰에 자신들의 「무고함」을 설명하기 위한 관련자료를 준비한것으로 보였다.

 ○…이들 부부는 하오 5시40분께 뉴그랜저 승용차편으로 함께 서울지검청사 근처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서울3츠5372호 쥐색 쏘나타승용차로 바꿔 타고 각각 출두했는데 이는 동행한 3명의 대화산업직원들이 두 사람을 동시에 취재진들로부터 「보호」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보였다.

 ○…서울지검은 이날 상오 이·장부부가 자진출두의사를 전해오자 김종구지검장과 주선회 3차장검사등 수뇌부들이 속속 청사로 나와 수사준비상황을 점검하는등 긴장된 분위기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부도액수가 차츰 늘어나 사건이 확대되자 자진출두키로 결정했을것』이라며 『빠르면 24일중 사건의 전모가 대체로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수사의 급진전을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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