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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IAEA 핵협상 “답보상태”/4차례 접촉… 계속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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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IAEA 핵협상 “답보상태”/4차례 접촉… 계속 줄다리기

입력
1994.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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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대상·방법싸고 대립여전/내21일 IAEA이사회 전후가 타결고비 지난연말 미국과 북한의 정치적 합의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간 핵사찰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양측은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4차례 접촉을 가졌다. 다음 접촉은 빠르면 24일께로 예상된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연말 부단한 접촉을 통해 북한의 임시및 통상사찰 수락과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등 핵문제타결원칙에 일단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21일 외교부성명을 통해 밝힌 주장은 이같은 내용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있어 핵사찰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여전히 불투명하기만하다.

 북한은 미국과의 「합의」는 그들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안전조치의 연속성보장에 필요한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의 특수한 상황이란 지난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한후 6월 미국과의 1단계 고위급회담에서 탈퇴발효를 일방적으로 정지시킨 불완전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북한은 따라서 NPT상의 의무인 정상적인 핵사찰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IAEA와의 4차례 접촉에서 IAEA에 신고한 7개 핵관련시설중 큰 의미가 없는 5개의 통상사찰대상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사찰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개발의혹을 규명하는데 필수적인 2개의 핵시설(녕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및 방사화학실험)에 대한 임시사찰은 기존감시장비의 보수나 교체, 유지에 국한된 제한적인 규모의 사찰활동만 허락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한은 이것만으로도 서방이 우려하고있는 사찰의 연속성 유지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며 미국과의 합의사항이라는 것이다.

 양측의 합의내용은 또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발표되지는 않았었다. 미국은 7개핵시설에 대한 북한의 사찰수락원칙만 밝혔을뿐 사찰방식이나 횟수등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단지 「진전」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클린턴행정부는 북한핵문제 해결의 실패로 외교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북한은 당장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를 모면해야하는 필요성이 있었다. 현재의 정황에서 판단해 볼때 미·북한간 합의내용은 북한의 성의있는 사찰접근 입장표명과 이를위한 IAEA와의 실무협상재개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 모호한 타협선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IAEA는 사찰의 연속성보장과 함께 핵물질의 전용여부(군사적 목적의 플루토늄생산)까지 규명할수 있는 「의미있는 사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북한과의 협상에서 확실히 하고있다. 즉, 사찰대상과 방식은 북한이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북한과 IAEA는 바로 이같은 사찰의 기술적인 문제에서 대립, 협상에 진전을 보지못하고 있다.

 IAEA는 사찰활동에는 최소한 2주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있다. 한스 블릭스IAEA사무총장은 2월21일 이사회가 시작되기 전에 사찰을 끝내 이사회에서의 부담을 덜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달말까지는 협상을 끝내 다음달초에는 사찰단이 입북해야한다. 

 한편 북한은 사찰을 수락할 의사가 있다면 이사회 이전까지 한달남짓 남은 기간을 최대한 활용, 시간에 쫓기는 IAEA로부터 가장 유리한 사찰조건을 얻어내려는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월이사회마저 그냥 넘긴다면 유엔안보리의 대북경제제재분위기가 굳어지는 국면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잘 의식하고 있다. 또 그들이 그토록 중단을 요구했던 팀스피리트훈련이 3월초면 전개될수 있다는 예비적 상황도 북한의 사찰수락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볼때 북한은 2월이사회 직전 IAEA와 극적인 타결을 유도, 이사회 기간에 사찰이 진행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사회기간에 북한핵문제의 논의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수 있다는 점에서도 북한에는 유리한 계산이 될수 있을 것이다.

 신고내용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임시사찰은 매우 복잡하다. 북한의 경우는 사찰장비의 필름이나 건전지의 기능정지로 감시가 중단된 기간의 핵활동도 규명해야하므로 더욱 복잡하다. 완전한 전면사찰의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인가 한계를 긋는다는 것도 사실 어렵다.

 북한과 IAEA가 사찰에 합의를 이룬다면 사찰의 연속성회복을 기본으로 핵물질의 오용여부를 어느정도 판단해볼수 있는 선에서 기술적인 타협이 가능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문제는 북한과 미국의 3단계 고위급회담테이블이나 미국, 또는 IAEA와의 추가협상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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