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광장」「토지」「난장이…」 등 출판/10월엔 파리서 「한국문학세미나」도 올해는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 장편소설들이 프랑스에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해이다. 이제까지 프랑스에서 번역된 문학은 장편소설 보다는 중·단편 소설들 중심이었다.
최인훈씨의 「광장」,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악트쉬드사(최현무·파트릭 모리스 옮김)에서, 박경리씨의 「토지」 1부 1권이 벨퐁사(민희식 옮김)에서 각각 출판된다.
또한 윤흥길씨의 「에미」(임혜경 옮김, 필립 피키에간), 이문렬씨의 「사람의 아들」(최현무·파트릭 모리스 옮김, 악트쉬드간)도 올해 안에 프랑스에서 나올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과 파리 제7대학 한국학과가 유럽문화의 중심지 파리에서 「한국문학 세미나」를 열어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의 불을 지필 계획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의 한국문학 수용, 한국문학과 프랑스문학의 실질적인 상호교류등에 대해 토론할 이 세미나는 파리 제7대 교수인 이옥 앙드레 파브르 등 유럽의 한국학 전공자 20여명과 김윤식씨(서울대 국문과 교수)등 한국의 평론가, 그리고 프랑스에 소개된 우리 작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프랑스어 번역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된다.
문단에서는 올해 소개되는 작품들이 한국 근·현대문학 1백년의 결정이라고 볼 수 있는 장편들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광장」의 이명준이 자본주의 사회의 비인간화를 혐오하며 북으로 갔지만 결국 그곳에서도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실존적인 배경, 「난장이…」에 표현된 산업사회의 공허와 비참함 등 이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고뇌는 프랑스인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편소설은 한국문학이 현지의 독자들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데 기여하고, 또 각종 국제적 문학상을 겨냥할 때도 단편소설보다는 단연 유리하다.
문예진흥원의 국제교류 담당인 조정권씨(시인)는 『흔히 외국문학소개는 해당 국가의 역사·사회를 연구하는 단계에서 시작돼 중단편소설 소개, 장편소설 소개로 이어진다. 한국의 대표적 장편소설의 진출은 한국문학의 정수를 소개하는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방적인 문학수입에서 상호교류라는 문화적 수평관계가 시작된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계까지 끌어 올리는데는 한국문학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사람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문렬씨를 유명하게 만든 악트쉬드 출판사의 「한국문학총서」, 한국의 고전까지 소개한 필립 피키에 출판사의 「한국문학시리즈」등을 통해 20여권의 한국문학작품이 알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우리 문단에 능력있는 번역자는 많지 않은것으로 자주 지적되고 있다. 최현무씨(서강대 불문과 교수)는 『문학작품이 주는 인상은 깊고 또한 오래 남는다. 한국문학작품을 불문학작품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번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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