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의 야외촬영에서 사용하는 고감도 마이크는 수 떨어진 곳의 소곤거림도 잡아낼만큼 소리에 극히 민감해 곧잘 NG를 내기도 한다. 57년 남산연주소 개소로 방송시설현대화가 본격화되긴 했지만 당시 방송기기의 성능은 형편없었다. 마이크는 연사나 아나운서의 말을 겨우 청취자들에게 전달할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나빴다. 53년 방송음향에 관심을 가졌던 한기선씨(전 공보처 기감)는 중계방송의 현장음을 살리기 위해 집음기(집음기)를 만들었다. 생긴 모양이 기관총같이 생겨 「기관총형 집음기」라고 불린 이 집음기는 짧고 긴 48개의 가벼운 알루미늄파이프를 나선형으로 묶은 것으로 길이는 1백57㎝에 달했다. 이 집음기 뒤에 마이크를 달면 권투시합에서 선수들의 주먹소리나 관중들의 박수소리등 현장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긴모습 때문에 곡절도 많았다. 3·1절 행사장에 설치한 일이 있는데 현장을 경계하던 경찰관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에 웬 기관총이냐』며 호령해 현장방송요원들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린 적도 있다.【유병은청원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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