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밝혀 위기를 기회로” 의욕/자칫하면 닉슨전철… 이목집중 미법무부가 20일 빌 클린턴대통령의 부동산투자 의혹사건을 조사할 특별검사를 지명함으로써 이른바 「화이트 워터게이트」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부부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직접적인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대통령은 그간 화이트워터개발사와 관련된 스캔들로 인해 야당인 공화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난의 표적이 돼왔다. 이 사건은 당초 92년 대선때도 부각됐지만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유야무야됐으나 지난해 당시 백악관법률고문인 빈센트 포스터의 자살사건이후 다시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별검사제 도입은 역설적으로 클린턴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라 할 수 있다. 화이트 워터게이트의 진상규명이 이뤄지지않을 경우 향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클린턴이 특별검사제 도입을 자청하고 나선것이다.
클린턴의 인기는 현재 상승곡선을 타고있다. 뉴욕타임스와 CBS방송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집권 1년째인 이날 현재 54%의 지지도를 누리고있다. 클린턴은 이같은 배경에서 특별검사제를 자청해 화이트 워터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함으로써 이를 도리어 국민 지지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역활용하겠다는 의지마저 보이고있다. 하지만 자칫 의외의 비리사실이 밝혀질 경우 클린턴은 지난 74년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사임한 닉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백악관측은 특별검사로 임명된 로버트 피스크 전뉴욕연방지검검사(63)의 정치적 중립성에 적잖은 신경을 쓰는 눈치다. 특히 주목할것은 피스크가 현재 공화당 당적을 지닌 법조 인사라는 점이다. 지난 76년 공화당의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에 의해 연방검사로 임명됐으며 지난 90년당시 부시행정부에서 법무차관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피스크특별검사는 임명된뒤 철저하고도 불편부당한 조사원칙을 강조하며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것이라고 선언했다. 피스크특별검사의 수사는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즉 ▲지난 84년당시 아칸소주지사의 선거기간 도중 매디슨신용기금의 선거자금 불법제공여부와 ▲매디슨신용기금의 사장인 제임스 맥두걸과 클린턴부부의 관계 및 청탁수수 여부 ▲클린턴친구이자 법률보좌관이었던 포스터의 자살사건과 화이트 워터게이트와 관련여부에 수사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클린턴대통령이 화이트 워터게이트관련 스캔들에서 벗어나 순탄한 정치행로에 접어들 수 있을지, 아니면 닉슨 전대통령처럼 불명예 퇴진의 멍에를 뒤집어 쓸지는 이제 피스크특별검사의 칼자루에 달린 셈이다.【이상원기자】
◎화이트워터게이트/주지사시절 부동산투기 의혹/친구와 회사설립 공모가능성
미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이트워터게이트는 지난 80년대말 클린턴대통령의 부동산투자와 관련한 비리의혹사건이다. 이 사건은 클린턴이 아칸소주지사시절 오랜 친구이자 정치후원자인 제임스 맥두걸과 함께 부동산투자회사인 화이트워터사를 공동투자로 설립한데 비롯됐다. 하지만 맥두걸이라는 사업자는 우리나라의 신용금고에 해당하는 매디슨 신용기금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화이트워터사를 주거래처로 삼다가 89년 파산하는 과정에서 클린턴과 모종의 비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사건의 핵심이다.
맥두걸은 매디슨사를 통해 화이트워터사의 부동산투자 자금을 지원했고 회사공금을 유용해 클린턴의 선거자금도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클린턴은 주지사의 직위를 이용, 파산금융회사를 감독하는 연방기구인 부동산신탁회사(RTC)와 검찰로 하여금 매디슨을 잘 아는 변호사를 주 금융국책임자로 임용케해 매디슨의 파산을 고의로 방치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로인해 아칸소주 주민은 6천만달러의 예산손실을 안게 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여름 권총자살한 백악관 법률부보좌관 포스터의 죽음도 화이트워터와 관련된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의 자살직후 집무실에서 화이트워터사관련서류가 치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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