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사로 통칭되는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대학의 입시사정결과 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고사성적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자 수능시험이 타당한 평가지표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17일 합격자를 발표한 포항공대의 경우 수능성적 1백90점이상 고득점자중 6명이 탈락했으며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등 다른 대학에서도 대학별고사와 수능성적의 상관관계가 낮았다. 이들 대학은 대학별고사의 성적이 내신성적과는 비교적 상관관계가 높자 객관적 평가기준으로 더 적합하다며 내년 입시에서 본고사의 비중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와 민자당이 수능시험 폐지를 검토하는등 시행 첫해에 새 대입제도의 개선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수능시험은 고교교육 정상화와 대학의 자율성 제고라는 목표아래 학력고사 대신 도입된 제도이다. 단편적 지식의 암기력 측정보다 창의력과 잠재력 평가에 비중을 둠으로써 주입식 고교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어 학력고사와 달리 내신(노력)과의 불일치 경향이 강할 수 밖에 없다. 「쓸데 없는 책」만 읽어온 학생들이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자 의아해 하는 학부모들은 이 시험의 의미를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내신과 본고사가 노력과 학습의 함수라면 수능시험은 적성과 잠재력의 함수다. 각 대학은 이번 입시에서부터 노력과 잠재력이라는 2원화된 평가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었다. 특히 특차전형과 본고사를 모두 실시한 대학들은 잠재력과 노력을 조화시키며 비교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잠재력이 노력과 어떻게 조화되어 발전되는지에 대한 연구없이 수능시험을 폐지하자거나 비중을 낮추자는 주장은 우리가 앞으로 고교교육을 통해 어떤 학생들을 길러낼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실시된 수능시험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낸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험의 폐지를 운운한다는것은 모처럼 올바른 방향을 잡기 시작한 대입시제도를 다시 개악하자는 말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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