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기준 아예없어 검사않고 물공급/미,벤젠등 85항목조사에 한국 37가지뿐/공장 독성폐수배출도 규제장치 없어 국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수 있게 보증하는 최후의 안전장치는 정부가 만든 음용수수질기준이다.
그러나 이 기준은 정부당국의 형식적인 운영으로 오래전부터 「있으나마나한 기준」으로 전락, 이번 물파동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수도법에 따라 보사부가 공중위생법시행규칙에 명시한 음용수수질기준에는 발암물질인 벤젠과 유독물질인 톨루엔에 대한 허용기준조차 설정돼 있지 않다. 이에따라 각 정수장에서는 유독물질에 대한 정확한 함유량검사조차 하지 않은채 각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어 국민들은 벤젠 톨루엔뿐아니라 나트륨 바륨등 유해물질에도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음용수수질검사항목을 총 1백21개로 설정, 이중 벤젠은 0.01ppm, 톨루엔은 0.7ppm의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미국도 85개 음용수수질기준항목중 벤젠 0.05ppm,톨루엔 1ppm의 허용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또 일본도 벤젠의 음용수기준을 0.01ppm으로 정하는등 46개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91년에 페놀오염사고를 빚고도 37개항목의 수질검사기준만을 운용, 수돗물의 안전성을 담보하기에는 크게 미흡한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보사부는 국내 음용수수질기준에 벤젠과 톨루엔을 제외한 이유는 유독물질이 수백종이나 돼 일일이 측정할 수 없는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는데다 1년에 4차례정도 정수장에 대해 벤젠등 유독물질의 모니터링검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니터링검사결과 유독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정수된 물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 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수돗물원수의 수질을 관리하고 있는 환경처도 발암성물질인 벤젠과 유독물질인 톨루엔에 대한 수질환경기준조차 설정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폐수배출업체에 적용하는 폐수배출허용기준에도 포함시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공장등에서 이들 유독물질을 계속 배출, 상수원수및 수돗물을 오염시키더라도 현행 제도로는 검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환경처는 벤젠과 톨루엔등의 경우 선진국에서도 수질환경기준및 폐수배출허용기준에는 포함돼 있지않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의 폐수배출관행으로 볼때 수돗물의 관리측면에서 유독물질배출의 감시및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음용수수질기준의 형식적 운영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각 정수장은 탁도 색도 대장균수등 가장 기본적인 6개항목에 대해서는 매일 검사하고 있으나 행정편의에 따라 유해중금속등 37개항목에 대해서는 월 1차례만 검사하고 있어 정수된 수돗물에 수은 시안 카드뮴등 유해중금속이 함유돼 있다하더라도 검출되지 않은채 각 가정에 공급될 가능성도 크다.
또 각 정수장이 음용수수질기준을 초과해 식수로 부적합한 수돗물을 공급하더라도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어 정수장의 수돗물개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폐수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오염물질을 배출한 업체에 대해서는 배출부과금외에 형사처벌하고 있어 정수장의 경우와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수장의 수돗물수질검사결과 전체정수장의 1∼3%가 음용수기준을 초과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93년하반기에도 총 5백50개정수장중 전남 승주군 승주정수장등 6개정수장에서 망간 철등이 기준치이상으로 검출된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음용수수질기준을 운용하는 정부의 무사안일한 행정태도가 시급히 개선돼야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강진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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