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강화·러 평화계획동참 성과/러 안정이 관건… 미,경원 밝혀 주목 14일 폐막된 미국과 러시아간의 모스크바정상회담은 인류를 핵공포로부터 해방시키고 세계평화를 이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것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특히 핵확산금지조약(NPT)체제의 강화와 「평화를 위한 동반자」계획이 세계평화와 유럽의 신질서구축에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즉 핵무기등 인류를 대량살상할 수 있는 무기의 확산은 NPT체제의 강화를 통해 통제하고 동유럽과 구소련공화국들의 안보는 평화를 위한 동반자계획을 통해 보장한다는것이다.
양국은 NPT체제의 강화를 위해 그동안 이 체제에 정면도전해온 우크라이나를 설득, 핵무기의 완전폐기를 내용으로 하는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이와함께 쌍방과 그 동맹국을 목표로 한 전략핵미사일을 상호 겨냥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평화를 위한 동반자로서 상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북한에 대해 NPT규정의 준수를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하고 한반도의 비핵화가 동북아지역은 물론 세계평화에 긴요하다는 점을 천명했다.
NPT체제는 오는 95년 끝나지만 양국은 이를 무조건 무한정 연장함으로써 기존의 핵강국들과 전세계국가들이 참여하는 기구로 확대할것을 희망했다.
이는 기존의 핵강국들이 쌍방 또는 다자간 협상을 통해 꾸준히 핵무기의 감축을 유도하고 북한을 비롯, 인도 파키스탄등 잠재적 핵보유국이 지역안보에 위해요소가 되는것을 막도록 한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러시아의 평화를 위한 동반자계획의 참여는 우려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팽창의도를 꺾고 유럽의 새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로서는 이 계획이 동유럽에 대한 과거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옛 초강대국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받아들여 주도적 역할을 담당키로 한듯하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나토회원국과 구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이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같은 국제기구의 창설을 희망하고 있어 앞으로 새로운 안보기구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핵미사일의 상호불겨냥조치는 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에 이은 상징적 평화제스처로 간주된다.
물론 세계평화와 신국제질서를 위한 모스크바선언의 전제조건은 무엇보다 러시아의 개혁정책성공과 안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 서방선진7개국(G7)등은 2백40억달러상당의 막대한 자금을 러시아에 지원키로 했으나 이의 집행에 조건을 달아 러시아의 경제개혁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때문에 클린턴은 이번 모스크바 방문중 직접 시민들이나 학생들과 만나 경제개혁 충격요법에 의해 입은 러시아인들의 「상처」를 확인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
우라늄의 대미수출허가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유화지원기금확대, 기술및 투자지원확대, 항공·우주분야의 협력등이 그것이다.
미국의 대러시아지원방향의 변화는 지난 12·12총선에서 표출된 러시아 국민들의 불만과 지리노프스키등 극단민족주의와 공산세력의 승리에서 비롯된것으로 분석된다.
클린턴은 옐친의 정치적입지가 12·12 총선에도 불구하고 약화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현재의 친서방노선도 변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옐친과 개혁파들도 냉전시절 미국이 구소련에 가했던 각종 규제조치를 철폐하는등 실질적 협력관계를 마련해 러시아산업의 수출과 생산력의 향상, 실업률감소를 유도하고 자생력을 키울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양측의 이같은 입장이 서로 공감대를 이뤄 동반자관계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새로운 계기가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동안 구축됐던 냉전체제의 유산을 하루아침에 청산할 수 없으며 70여년간 유지해왔던 공산체제 역시 쉽게 변화할 수 없다는 점등은 이번 정상회담이 남긴 교훈이라고 할수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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