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개국 30년전에 공동협약/관리기금등 법·행정적 뒷받침/감시소 124곳… 오염 원천봉쇄/각종 오수 2급수이상 정화 방류 1천3백를 굽이쳐 흐르는 라인강은 각국의 입체적인 관리로 오염이란 말을 모른채 맑고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고 있다. 5백20에 불과한 낙동강물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1천만 영남주민이 10여일째 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길이가 낙동강의 3배 가까운 라인강이 어떻게 깨끗한 수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수 있을까. 더구나 라인강은 5개국을 관통하는 강으로 고작 2개 직할시와 3개 도를 지나는 낙동강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다는 점에서 라인강의 수질관리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공은 14일 라인강이 이처럼 맑은 물을 간직하고 있는 배경은 5개국이 공동으로 「라인강수질보존협약」을 맺고 철저한 이행규정을 정해놓고 있으며 「물은 곧 생명」이라는 인식을 갖고 각 국가와 도시 국민 모두가 철저한 수질보호대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등 라인강을 끼고 있는 5개국과 유럽공동체(EC)는 63년부터 라인강오염방지를 위한 국제위원회를 만들어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으며 곳곳에 오염측정 및 감시소를 설치해 한시도 강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과 EC는 또 일정비율의 기금을 만들어 이 기금으로 라인강오염방지작업을 체계적으로 추진중이다. 생활하수를 다량 배출하는 각 도시는 강 주변에 하수만 흐르는 관을 별도로 만들어 관리하고 있고 라인강 주변에는 오염물질을 흡수 정화하는 갈대를 심어 맑은 물 보전에 공동협력하고 있다.
라인강은 스위스의 알프스산맥에서 발원해 스위스의 바젤과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독일의 마인츠 쾰른을 거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이 접한 북해로 빠지는 전장 1천3백20의 유럽인의 젖줄. 룩셈부르크의 룩셈부르크에서 발원한 지류는 쾰른 남쪽에서 합류한다. 이 강물은 일부 지역의 식수와 생태계보존 어로 레저 농·공업용수등으로 사용되면서 유럽문화의 발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인강이 가로질러 흐르는 이들 5개국은 63년4월 베른협정이라는 이름의 라인강오염방지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담당할 「라인강보호 국제위원회」를 구성했다. 76년에는 화학물질의 강유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고 77년에는 EC차원으로 격상시킨 협약을 정하고 세부적인 규정을 담은 2개 부속서를 채택했다. 이를 지켜야 하는 각국 정부는 라인강으로 유입되는 오수와 폐수의 배출원 배출지점 배출수의 유형 및 성분등을 조사해 국가별로 매년 국제위원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수질감시소는 라인강을 끼고 있는 주요 도시 모두에 설치돼 있어 라인강주변에만 40여곳이 있고 유럽 전체로는 1백24개에 달한다.
이들 정부는 또 라인강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행정적 조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국제위원회로부터 이 계획의 적정성과 실효성을 해마다 검증받도록 돼 있다. 협약체결국내에서 부속서에 규정된 물질을 배출하거나 오염방지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을 경우 국제위원회는 해당국의 당사자를 법적으로 제재토록 명령한다. 국제위원회가 오염방지규정을 어겼다고 해당국에 통보할 경우 해당국가의 법원은 오염물질 배출업체나 개인에게 복구비 전액과 복구비와 맞먹는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강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위원회는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가 24.5%씩 부담하고 룩셈부르크 1.5%, 유럽연합 13%, 스위스 12%의 비율로 출연된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맑은 강물을 유지하기 위한 각 도시들의 노력도 철저하다. 주요 도시들은 시나 정부차원에서 라인강오염방지를 가장 중요한 업무중 하나로 정해놓고 도시에서 배출되는 각종 공업폐수와 생활하수를 라인강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는 장치를 만들어 놓고 있다. 독일의 만하임이나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등은 오염물질이 강으로 직접 흘러들어가지 못하도록 별도의 관을 통해 하수를 보낸뒤 종말처리장에서 2급수 이상의 수질로 처리해 라인강으로 흘리고 있다.
이사르강을 끼고 있는 뮌헨시는 유럽 수질보호의 모범도시로 꼽힌다. 인구 1백20만명의 뮌헨시 지하에는 잠실축구장만한 저장탱크가 1백여개 묻혀 있다. 1만명당 1개꼴인 이 탱크는 비가 올 경우에만 사용한다. 빗물과 하수가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비가 오는 동안에 하수를 모두 이 탱크에 모아두었다가 비가 그친뒤 펌프로 퍼올려 종말처리장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라인강에서도 오염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86년11월 스위스의 바젤에서 화학물질을 보관하고 있던 창고에 불이나 20톤가량의 화학물질이 라인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는 그러나 평상시 오염물질처리와 수질관리가 안돼 강물을 오염시키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단순사고에 의한 것으로 유럽 각국이 달려들어 단시간에 이를 복구했었다.
91년 페놀사건이 일어난지 3년도 안돼 낙동강 오염사건이 터졌다. 유럽 5개국과 EC가 뭉쳐 라인강을 보호하는 것처럼 국가적인 맑은 물 보호대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물은 더 이상 물로서의 기능을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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