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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소동서 “발암” 충격까지/영남주민들 수돗물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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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소동서 “발암” 충격까지/영남주민들 수돗물 공포 확산

입력
199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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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물질 처리시설없어 무방비/정부「맑은물정책」공염불 재확인 낙동강 수질오염파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의 상수원인 물금등 4개 취수장에서 발암성물질인 벤젠화합물과 유독물질인 톨루엔이 검출돼 영남권주민들뿐아니라 온 국민에게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더욱 놀라운것은 원수뿐만 아니라 정수된 취수장의 수돗물에서도 벤젠이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질오염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고 말해 온 정부의 말이 허구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박흔환경처장관은 13일 하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낙동강물에서 벤젠등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영남권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끓여 먹을 것을 당부했다. 

 환경처장관이 환경오염문제에 대해 직접 대국민 경고성주의를 환기시킨것은 지난 90년 환경처발족이후 처음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물론 검출된 벤젠등이 미량이고 끓여 마실 경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환경처는 밝히고 있으나 이번 사태는 벤젠말고도 음용수 수질기준에 포함조차되지 않는 다른 유독물질이 수돗물에 들어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한것으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환경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장관이 벤젠 검출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 12일 부산현지 시찰때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소의 검사결과를 보고받을때였다.

 박장관은 이같은 사실을 국립환경연구소에 통보하고 낙동강수계 4개취수장의 원수와 정수된 물을 채취·분석토록 지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환경처는 문제의 4개취수장의 상류에는 구미공단및 대구비산염색공단등이 밀집돼 있어 벤젠등 유독물질이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취수·정수장에서 벤젠등 유독물질을 처리할 수있는 시설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아 앞으로 유사한 수질오염에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환경처자료에 의하면 이들 유해물질들은 극소량이라도 수생물질에 유해하며 특히 수원지 취수구에 유입될 경우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벤젠의 함량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지만 함량분석결과에 따라서는 또다른 문제를 몰고 올 수도 있다.

 민간환경단체인 배달환경연구소의 장원교수(대전대)는 『벤젠검출은 공장폐수가 유입된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현재 정수시설로는 이들 유해물질을 조금도 제거할 수 없어 이들 물질의 오염에 무방비상태』라고 말했다.

 장교수는 이들 물질은 미국환경부에서 1등급으로 분류,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김상종교수(미생물학)도 『정수된 수돗물에서 벤젠등 유독물질이 검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놀라워 했다.

 환경처는 벤젠·톨루엔 등의 정확한 함량분석 결과를 14일께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번 사건으로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가중되게 됐다.【조희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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