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의 힘찬기상 화폭에 옮겨” 가장 주목받는 젊은 한국화가의 한명인 문봉선씨(33)는 그림 「인수봉」에 이런 말을 적어 놓았다. 「몹시 추운 초봄에 백운대에 올라 그림을 그리니 붓끝에 고드름이 생기고 물도 얼어서 하산했다. 허탈한 심정으로 화실에 돌아와보니 종이에 먹물이 얼어붙어 기대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그는 20일부터 2월5일까지 학고재화랑(739―4937)에서 「북한산전」을 갖는다. 출품작은 91년부터 그린 북한산그림 2백여점중에서 고른 60점이다.
『1년쯤 답사를 한후에 그리기 시작해서 지난 네달동안은 1주일에 사흘을 북한산에서 보냈습니다. 암산과 토산이 섞여있는 북한산은 뛰어난 명산이고 나는 그 준수한 봉우리의 맑고 힘찬 기상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회화의 조형성을 중시하며 농묵으로 도시의 한옥이나 자전거등을 그렸던 그는 이제 자연으로 돌아왔고 그가 먹과 색채의 사용을 절제하면서 그린 그림은 맑고 힘차다. 그가 수묵사용을 절제하며 그린 많은 봉우리들은 평화롭고도 정갈한 모습으로 솟아 오른다.
『90%이상을 먹으로만 그렸습니다. 가장 단순한것이 가장 힘있는것이며 먹으로 얼마든지 원하는것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근법이 무시돼 있는 그의 그림은 실경산수화로 보기도 어렵고 정신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문인화로 분류하기도 힘들다. 그것은 그 사이에서 태어난 현대적이고 세련된 수묵화일것이다.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나온 그는 대한민국 미술대전등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3월부터는 서울시립대 교수로 근무한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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