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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근본을 고쳐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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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 근본을 고쳐야(사설)

입력
199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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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소동이 또다시 충격을 주고있다.「페놀」이후 3년만이다. 1천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오염사태가 정확한 원인규명도 안된채 계속 번지자 문민정부에 출범후 최대의 과제를 안겨 주기에 이르렀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한 원인규명과 모든 사업에 우선한 수질개선대책마련을 지시하기에 이르렀는가 하면, 당황한 행정부는 지난91년에 이미 포기한 합천댐으로의 취수를 재탕해 발표하는등 허둥대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이같은 물사태의 악순환은 낙동강수계에 의존하는 1천만주민들의 절박한 생존권문제일뿐 아니라 심각해진 환경파괴및 정부의 무능무책과 공신력부재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그 후유증이 갈수록 심각해질 양상이다.

 불과 3년전 페놀오염사태때 당시의 6공 정부가 했던 굳은 약속이 2년만의 맑은물 공급이었다. 또 문민정부가 불과 며칠전 10대 우선 과제중의 하나로 꼽은것도 맑은 물 보장이었다. 그같은 역대 정부와 현정부의 약속과 장담이 왜 이 지경으로 무참히 끝나기에 이르렀는지 하루빨리 반성하고 제대로 근원적인 대책을 세우는게 중요하다. 아울러 당장의 오염지역 식수공급비상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정확한 오염원인규명이 안되고 있다지만 사실은 알게 모르게 그 원인들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오염소동이 학술적으로는 암모니아성 질소탓이라지만, 쉽게 말해 분뇨소동에 다름아니다. 낙동강인접 도시나 공장및 축산단지에서 흘러나온 사람과 가축의 분뇨나 생활 및 공장폐수 정화처리시설의 근본적 부족, 신정연휴기간의 가동중단및 폐수방출 단속부재등의 원인으로 상수원을 꾸준히 오염시켜 온데다 갈수기까지 겹쳐 정도가 심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낙동강상류 최대도시 대구의 경우 분뇨처리능력이 하루 5백㎘나 부족하다는 것이고, 지난 91년이후 암모니아성 질소오염의 주범중 하나인 축산폐수정화를 위해 세우기로 한 16개의 집단처리시설중 현재 완공된 곳은 한군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분뇨성 폐수가 산업폐수와 뒤섞이며 화학반응을 일으켜 악취를 유발해왔다.

 이같은 집단정화처리능력부족의 여파가 갑자기 심각해진 것은 정권의 교체기와 개혁사정의 와중에서 생겨난 「복지불동」의 악습과 탁상행정에도 또다른 원인이 있었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데, 페놀로도 모자라 분뇨소동을 또 겪고 있는 우리들이다. 우리의 생존과 환경은 물론이고, 조직공동체로서 우리 사회의 자활 능력과 공신력마저 의심받기에 이른 이 심각한 물소동의 의미를 모두가 진지하게 성찰하고 힘을 합쳐 기어이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직하게 현실을 파악,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대책을 세워, 추진해 나가야 한다. 국민이나 기업들도 이젠 우리의 환경문제가 피할길 없는 막다른 고비에 이르렀음을 인식, 정부와 함께 깨끗한 환경을 자발적으로 지켜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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