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불붙은 독서열기에 좋은땔감 계속 공급을” 독서문화 발전에 커다란 전기가 됐던 「책의 해」가 지나갔다. 「책의 해」는 지나갔어도 독서와 독서를 통한 성숙한 사회의 건설은 여전히 우리의 과제로 남아 있다. 출판계에서는「영원한 책의 해」를 이룬다는 신념으로 벽두부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한 출판인의 글을 통해 「책의 해」다음의 과제를 들어본다.【편집자주】
「책을 펴자 미래를 열자」라는 구호가 많은 사람들을 공감시켰던「책의 해」가 막을 내렸다.
「책의 해」는 예부터 책을 사랑했던 우리 국민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는 점에서 소중한 한 해였다.
지난 한해동안 펼쳐진 책에 관한 각종 행사들을 되돌아 보면 출판인으로서 감개무량할 뿐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나누어 갖기 위해 한마음으로 일했던 사람들의 헌신적인 모습과 뜨겁게 호응해준 많은 독자들의 참여의식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책의 해 조직위원회가 펼친 60여건의 공식행사외에도 관공서, 기업체, 각급 학교등이 개최한 행사는 집계된 것만 해도 7백건에 가깝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책과 관련된 행사가 열렸고 여기에 예상치 못한 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이러한 행사들은 그 자체보다는 우리 사회에「책을 읽자」혹은「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나눠 가질 수 있게 한 장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책의 해」가 준 가장 큰 선물은 꺼져가는 우리의 독서열기에 다시 불을 지펴준 것이 아닐까 한다.
「책의 해」를 보내며 우리 출판인들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다시 불붙기 시작한 독서열기에 계속 땔감을 대주는 일일 것이다.「책의 해」가 끝났다고 해서 방치했다간 다시 얻을 수 없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래서 출판계는「책의 해는 영원히…」를 다시 외치며 독서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또 국민의 독서열기를 더욱 확산시키고 붇돋기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안)」을 빠른 시간내에 통과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출판인들도 이제는 과거의 부끄러운 관행을 고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독자들에게 피해를 주며 우리 출판물의 질적 향상을 저해하는 중복출판이 없어져야 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위 과장 과대광고를 추방해야 한다. 외국의 책을 모방하고, 복사하고, 답습하는 주먹구구식 출판을 지양하고 독창적이며 원대한 계획과 과감한 투자로 세계시장을 바라보는 철저한 기획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외국의 통속소설 한편을 놓고 지나친 경쟁을 벌여 몇십만 달러라는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는 망국적 추태도 사라져야 한다.
독서에 대한 열기는 높아졌지만 앞으로 우리는 또다른 변화의 물결을 헤쳐나가야 한다. 95년에는 도서유통시장이 개방되고 97년에는 출판시장이 완전히 열려 외국자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같은 책을 수십개의 출판사가 중복출판하는 등의 근시안적인 추태는 출판계의 자멸을 초래할 것이다.
「책의 해」를 계기로 우리 출판계는 화합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제 우리 출판계도 중요한 시기를 맞아 그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킴으로써 좋은 책을 펴내고 독자의 신뢰를 얻는 성숙한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책의 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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