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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킹 「태피스트리」(명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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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 킹 「태피스트리」(명음반)

입력
1994.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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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진지함 노래… 천4백만장 판매 서른이라는 나이는 누구에게나 변화를 생각하게 한다. 겁없이 보냈던 20대를 돌아보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앞으로의 삶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대중음악의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서른이 되면 자연스레 변화를 찾게된다. 캐럴 킹의 「태피스트리」가 그 대표적인 예다. 60년대 남편 게리 고핀과 함께「오! 캐럴」 「더 로코 모션」등을 히트시켜 가장 잘 팔리는 작곡가였던 그는 71년 자신의 서른살 생일에 맞춰 이 앨범을 내놓았다.

 이 앨범에서 캐럴 킹은 서른의 눈으로 바라본 인생을 노래했다. 「아이 필 디 어스 무브」에는 20대의 정열이 남아 있지만 아레사 프랭클린에게 주었던「어 내추럴 우먼」에서는 여인다움이 물씬 풍긴다. 반면 「유브 갓 어 프렌드」 「태피스트리」등은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친구의 어려움을 기꺼이 함께 하겠다는 넉넉함이 있고 꿈과 희망의 실들로만 짜여질줄 알았던 인생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것을 직물짜기에 비유해 노래한다. 모든 곡에는 안으로 잦아들듯한 수줍음과 거침없이 드러나는 투박함을 동시에 지닌 캐럴 킹의 재능이 반짝인다. 

 또 「태피스트리」는 따뜻하고 여유가 있다. 노래를 잘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듬어지지 않은게 오히려 매력인 캐럴 킹의 목소리도 그렇고 간결하고 독특한 노랫말과 부드럽고 안정된 멜로디는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색소폰과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이 일관된 분위기를 내도록 한 캐럴 킹의 안목은 그를 가장 걸출한 여성 싱어송 라이터로 부르는데 손색이 없다.

 「태피스트리」는 20대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앨범이 그 때까지의 기록을 깨고 1천4백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사실은 더 이상 대중음악이 20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한 셈이다. 50년대에 로큰롤에서 비롯된 젊은이들의 음악도 이 무렵부터는 나이를 먹기 시작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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